박물관을 신뢰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박물관을 신뢰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What Does it Mean to Trust a Museum?

John Voiklis 비영리 연구기관 Knology 인지 및 행동심리학자 & John Fraser 비영리 연구기관 Knology 대표, 환경보호 심리학자이자 건축가

미국박물관연맹(American Alliance of Museums, 이하 AAM)에서 지난 9월 ‘2021년 박물관과 신뢰(Museums and Trust 2021)’ 보고서를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는 언론 매체에서부터 정부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기관들에서 그 어느 때보다 대중의 불신이 만연해 있는 시기에 박물관들이 과연 어떻게 수행하고 있는지를 측정한 보고서이다. 다른 좋은 연구들과 마찬가지로 해당 연구 결과를 통해서 답을 얻을 수 있는 만큼이나 많은 의문이 제기되었고, 우리는 독자들이 ‘신뢰’라는 주제에 관해 그들의 생각을 나누어 주기를 요청했다. 제임스 가드너(James Gardner)는 대중 신뢰의 특성과 대중이 생각하는 박물관이 하는 일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 존 보이클리스(John Voiklis)와 존 프레이저(John Fraser)는 박물관 미래 센터(Center for the Future of Museums) 블로그에 비영리 연구기관인 노울로지(Knology)에서 진행한 그들의 연구 맥락에서 검토한 신뢰 데이터 내용을 게시했다.

AAM의 ‘2021년 박물관과 신뢰’ 봄 발간호의 헤드라인은 박물관들이 “여전히 믿을 만하다”이다. 그러나, 우리는 박물관과 신뢰에 관해 연구한 연구진으로서 박물관에서의 신뢰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자 한다. ‘신뢰성’이란 특정한 성과를 위해 개인이 의존하는 특정한 실체에 주어지는 본질이다. 이는 박물관이라는 포괄적인 개념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사람들에게 일반적으로 ‘박물관’에 대해 질문할 때, 사람들의 생각은 특정 박물관에 대해 떠올릴 수 있는 기억들에만 고정된다. 이들은 우리가 미술관 혹은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역사박물관, 또는 현지의 역사 학회나 친구들이 자원봉사하는 박물관에 관해 질문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특정 유형의 박물관에 관해 질문한다 하더라도, 그들은 아마 해당 유형의 박물관이 가진 차이를 정확히 담아내지 못하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을 것이다. 훨씬 더 좁게는, 우리가 그 당시 그들이 방문했을 수 있는 특정 박물관에 대해 질문할 경우 그들이 반응하는 방식에 있어서 에티켓, 사회적 바람직함, 그리고/또는 인지 부조화의 감소를 무시할 수 없다. 자신이 방문하고 있는 박물관을 신뢰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에티켓)은 예의를 갖춘 것일 것이고, 규범적 가치를 모방하는 것 (사회적 바람직함)은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며, 박물관을 방문하는 데에 시간과 같이 귀중한 것을 소모하는 것은 그들의 선택과 일치하는 것(인지 부조화의 감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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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편견들은 사람들에게 기관 비교를 요청할 때에도 존재한다. 가령, 우리의 신뢰 연구 중 한 연구에서 우리는 방문객들이 워비곤 호수 효과(Lake Wobegon Effect, 우월감 환상이라고도 함)를 그들이 방문할 공간들에까지 확장하는지 평가하기 위해 ‘워비곤 호수 점수’를 사용했다. 우리는 100여 곳의 동물원 및 아쿠아리움 방문객들에게 대중이 ‘동물들에게 적절한 의료 보호가 제공됨’, ‘야생 동물 보존에 도움을 줌’ 등과 같이 신뢰할 수 있는 기관들과 확실하게 연관 짓는 여러 행동을 제시하였다. 또한, 방문객들에게 각 행동에 대하여 그들이 방문 중인 기관의 수행, 그리고 다른 박물관과 아쿠아리움의 수행을 비교하여 ’수행을 더 잘하는지, 더 못하는지, 아니면 동일한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답변할 것을 요청하였다. 예상대로, 설문 결과에서는 그들이 방문한 동물원 및 아쿠아리움을 평균 이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박물관 전문가들은 이러한 편견과 개념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항상 대중이 전반적으로 박물관을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알기 위해 노력한다. ‘2021년 박물관과 신뢰’ 봄 발간호에서는 조사된 박물관의 신뢰성과 현지 언론, 미국 정부와 같은 공무 관련 다른 실체들과 비교함으로써 이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 접근법은 잠재적으로 통찰은 풍부하나, 박물관 신뢰에 관한 대중의 신뢰를 온전히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아무도 제임스 가드너가 해당 보고서에 대해 이전 블로그에서 적절하게 던진 질문인 ‘신뢰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에 대해 아무도 물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예로, 해당 보고서 발췌 내용 중 하나는 ‘사람들은 가족과 친구를 믿는 만큼 박물관을 신뢰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확실한 것은, 사람들은 가족과 친구를 믿는 것과 동일한 이유로 박물관을 믿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세금에 관해서는 그들의 회계 담당자를 믿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에게 진찰을 요청하지는 않는다. 즉, ‘신뢰’는 실체(실체가 사람이든 기관이든 간에)의 기능이자, 사람들이 해당 실체가 성취하길 바라는 일인 것이다.

우리는 노울로지에서 지난 15년 간 박물관에 대한 신뢰를 연구하며, 종종 미국 동물원 및 수족관 협회(Association of Zoos and Aquariums, AZA)와 협력하기도 했다. 당시 우리는 기관 신뢰도 평가와 관련된 개념의 애매함(신뢰란 무엇이며, 박물관을 신뢰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지?)과 그 과정에서 종종 나타나는 응답자의 편견을 관찰하고 해결하려 노력했다. 그 결과,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질문하는 대신 사람들이 기관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 갖게 되는지 평가하는 행동학적 접근법을 취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최근 진행된 미국 국립과학재단(National Science Foundation, NSF) 지원 연속 연구에서 우리는 응답자들에게 (AZA 및 이전 연구에서 입증한 바에 따라) 동물원과 아쿠아리움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행동을 최대 100개까지 생각해 볼 것을 요청했다. 그들의 응답을 통해, 우리는 사람들이 다음의 기본 질문 5가지 정도의 질문에 답하는 것처럼 답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동물관과 아쿠아리움은…충분한 자격을 갖추었는가? 믿을 만한가? 정직한가? 자애로운가? 원칙에 입각하는가?’

신뢰에 관한 연구 및 이론에서, 이러한 기본 질문들은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이는 한 실체의 ‘신뢰성’을 판단하는 것에 최소한 다섯 가지의 다른 판단 기준이 포함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는 우리가 이발사와 같은 사람, 자율 주행 자동차와 같은 기계, 영리 기관인 아이스크림 박물관(Museum of Ice Cream)과 같은 기관을 믿어야 할지 결정할 때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박물관과 신뢰’ 보고서에서 ‘신뢰성’은 훨씬 더 좁은 개념이다. 가드너가 자신의 블로그 포스팅에서 지적했듯, 설문 조사 참가자들이 박물관을 신뢰한다고 말한 가장 큰 이유는 이 기관들이 그들이 하는 일 즉, 그들이 수집하고 전시하는 ‘진짜’ 사물들에 대해 연구된 ‘사실’을 제시하는 것에서 충분히 자격을 갖추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임을 나타낸다. 우리는 박물관들이 ‘소장하고 있는 사물의 진위성과 기관의 권한만을 기반으로 하는 신뢰’에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가드너의 의견에 동의한다. 이 보고서에서는 박물관 신뢰의 다른 이유로 객관성의 원리, ‘공정한 중립성’에 대한 욕구라고 알려진 이론의 여지가 있는 문제, 무관심을 언급한다. 가드너는 이러한 이유들이 박물관 소장품 및 전시품을 큐레이팅하는 데에 들어가는 수많은 선택과 관점에 관한 오해(대중의 관점에서는 아마 박물관 쪽에 대한 잘못된 이야기)를 드러낸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박물관이 그들이 하는 일에 관해서는 투명해야 한다(즉, 신뢰도를 갖춰야 한다)는 가드너의 의견에도 동의한다. 만약 박물관이 그들의 선택과 관점에 관해 개방적인 태도를 취한다면, 청중이 그러한 관점에 동의하는 것(또는 이의를 제기하는 것)을 장려할 수 있을 것이다. 겉치레식 중립성을 보여줌으로써 박물관이 잃게 될 수도 있는 것을, 눈에 띄는 다원주의 원리에 헌신함으로써 얻게 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아마도 가드너가 ‘신뢰의 문제는 인구 통계학에서 마무리 된다’고 말한 지점과 일치할 것이다. 박물관들은 인종 차별, 소외, 전 계층의 사람들을 불쾌하게 하는 암묵적인 행동의 역사와 씨름해야 한다. 투명성과 연대성은 이러한 해들을 뒤엎고 바로잡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그동안 지배적이었던 백인, 남성, 이성애 중심의 내러티브에 단순히 다른 목소리를 추가한다고 해서 다양한 대중의 경험을 입증할 수 있다거나 역사적 소외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박물관이 ‘자애로움’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덧붙이고자 한다. 즉, 박물관에서는 그들이 사람의 생명에 관해 신경 쓰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동물원과 아쿠아리움에 관한 우리의 연구에서는, 동물, 방문객, 기관에서 일하거나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태도와 관련된 행동이 이 ‘자애로움’에 해당된다. 자애로움은 응답자들이 생각하기에 동물원과 아쿠아리움의 수행에 있어 개선이 필요한 분야였다. 반면, 다른 모든 판단 기준들(충분한 자격, 신뢰성 등)에 대한 기대는 충족되었다.

박물관들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가? 시장 연구에 따르면, 박물관 방문을 포기한 사람들은 방문 중단에 대해 과거 불쾌한 기분을 느꼈다던가,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했다는 등을 이유로 들었다. 심지어 박물관에 가장 헌신하는 사람들인 박물관 구성원들조차도 부당한 대우와 관련하여 지속적인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불손한 직원이 방문객 불만족의 가장 중요한 이유에 올랐다는 사실은 강력한 것으로 보인다. 불손한 직원은 직원들이 불만족스러운 상태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자료들을 한데 종합해 보면, 박물관이 사람들에 대해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과는 정반대이다. 실제로, 박물관이 사람들(직원과 자원 봉사자 뿐 아니라 실제 및 잠재적 방문객들까지)을 신경 쓴다면 이를 보다 명확한 방식으로 보여줘야 할 것이다. 우리는 다양성, 공정성, 접근 가능성, 포용성에 대한 최근의 관심이 박물관, 특히 박물관의 인적 자원과 방문객 서비스 부서를 보다 자애로운 방향으로 안내하기를 희망한다. 더욱더 많은 방문객 및 비방문객(잠재적 방문객, 이전 방문객, 겉으로 보기에 무관심해 보이는 사람들)에게 자애로움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수요, 동기, 가치에 대해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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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사람들의 수요, 동기, 가치란 무엇인가? 우리는 노울로지에서 이 질문에 대한 탐구를 시작할 것이며, 이는 사회 과학 이론가들과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박물관 전문가들이 STEM 정보에 관해 소통할 때 사람들의 사회도덕적 동기(그들 스스로, 그들의 제일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 크게는 사회를 돕기 위해, 그리고/또는 보호하기 위해)에 대해 다루는 방법을 탐구하는 NSF 지원 회의를 첫 발걸음으로 할 것이다. 해당 회의 목표 중 한 가지는 연구 의제 개발이지만, 이는 우리가 남을 돕는 일(보건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동기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기반으로 추측할 수 있는 정도에 그친다. 이러한 사람들 중 다수에게 STEM 학습에 대한 흥미를 처음으로 불러일으켰던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돕고자, 그리고/또는 보호하고자 하는 욕망이었다. 이는 방문객들이 STEM 관련 박물관, 심지어는 다른 유형의 박물관에 방문하는 것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따라서 박물관이 자애로움을 전달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사람들이 그들의 삶과 그들 주변의 삶을 개선하고자 하는 욕망에 관해 말하는 것이다. 자애로움을 전할 수 있는 이 접근법은 소외 공동체, 그 중에서도 공동체 의식 행위가 종종 가치와 직결되는 공동체를 위한 문을 열어줄 수 있을 것이다.

가치 측면에서, 우리는 동물원과 아쿠아리움에 관한 우리의 연구에서 아주 중요한 결과를 얻었다. 미국인들은 모두 동물원과 아쿠아리움에 자애로움과 투명성(즉, 진실성)을 신뢰의 근본 특성으로 보여줄 것을 요청한다. 그러나, 세 가지 특성 중 일부는 특정 하위 그룹에 속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중요하다. 가령, 환경 보존을 가치 있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동물원의 방문객 경험 품질에 대해 덜 우려하는 반면, 개인적인 경험을 위해 동물원을 방문한 사람들은 이에 대해 더 신경 쓴다. 이와 같은 미묘한 차이는 우리가 집계 데이터만을 볼 때, 또는 확립된 통계학적 분류에 의해 데이터를 나누어 그러한 분류들을 가로지르는 일관된 가치들을 숨길 때 사라진다.

따라서, 가드너가 지적했듯, 박물관과 신뢰에 관한 진실은 박물관이 ‘여전히 믿을 만하다’는 헤드라인만큼이나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어떤 박물관이든 단순히 ‘여전히 믿을 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실행 가능한 권고 사항을 제공함으로써 대중의 마음과 생각 속에 신뢰를 활발하게, 지속적으로 심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박물관의 관행과 역사가 특정 계층의 사람들을 소외시키며 다수의 관점을 강화하는 위험을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탐구하기에 적절한 시기라고 믿는다. ‘박물관에 대한 신뢰’를 이 분야를 재구성하거나 과거와 현재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낭비하게 될 ‘돈’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이러한 위험 명제이다. 방문객들은 박물관을 방문할 때 높은 신뢰도를 표현할 수도 있지만, 그 신뢰는 방문이 끝나면, 간혹 방문 전에도 깨지기 쉽고 쉽게 잃어버릴 수 있다. 하지만, 신뢰는 한 번 잃으면 다시 얻기 훨씬 어려운 법이다.

※ 번역에 대한 오류는 원문을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원문링크: https://www.aam-us.org/2022/03/01/what-does-it-mean-to-trust-a-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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