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선비문화박물관] 전통과 문화가 만나다

예로부터 선비의 강직한 기절과 학문을 숭상하는 인재의 고장인 영남의 선비들은 국난의 위기에 직면했을 때 군-관-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선비정신으로 나라를 수호하는데 앞장섰습니다. 이러한 정신은 일제의 탄압과 강점에도 굴하지 않고 국권수호의 간성(干城)으로 활약했습니다. 낙동강에 스며있는 선비정신의 유산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하여 안동선비문화박물관은 한국선비문화의 표상(表象)인 선비와 선비문화에 대해 배우고 생각할 수 있도록 고서, 목판, 서화, 유물 등 다양한 자료들을 준비해 전시하고 있습니다. 2021년 6월 9일 경북사립박물관으로 등록을 마친 안동선비문화박물관은 지난 2012년 9월 20일에 설립, 2014년 11월 24일에 개관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인성교육장인 <고담정사>

안동시 녹전면, 일직면 광음리를 거쳐 접근성을 고려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미와 전통이 살아있는 역사마을 하회마을과 봉정사 사이에 자리하였고, 맞은편으로는 정취가 아름다운 체화정(2019, 보물 제2051호로 승격)과 병산서원, 옥연정사, 부용대 등 인근에서 문화기행이 가능하고 지역민이 접근하기에도 편리한 근거리에 박물관을 신축, 개관하게 되었습니다. 신관은 전시실, 체험관, 박물관 카페홀, 대강당(대덕홀), 야외전시관·광장, 스카이라운지로 구성해 실내외 프로그램 및 행사 진행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뜻이 담긴 별관인 홍익관(弘益館)은 특별전시관, 영상실, 연수시설이 두루 갖춰져 있습니다.

심재덕 관장의 백세청풍 작품

심재덕 관장은 평생 선현들이 남긴 소중한 작품을 아끼고 이를 수집해온 고미술품 애호가, 서예인, 아름다운 국토를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는 연구하는 기업인입니다. 끊임없는 도전을 바탕으로 한 친환경 기술로 수많은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는 연구하는 기업인이자 장학재단을 설립해 인재를 키우는 기업가, 국제라이온스클럽 경북지구 총재와 의장 역임, (사)박약회 안동지회 회장, 안동청년유도회 회장, (사)유교문화보존회 이사장 등을 역임한 유림지도자이기도 합니다. 영남지역 선비문화를 지역민과 국민에게 알리고자 박물관을 설립하였습니다. 박물관의 서수용 학예사는 한국고문헌연구소 소장으로 『안동의 문화유산』, 『안동하회마을을 찾아서』 등의 편저를 남긴 저술가입니다. 운영체계는 학예부/기획부/관리부로 크게 나누고 교육위원들로 구성된 선비문화교육원이 조직되어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박물관에서는 경상북도 개도 700주년을 맞아 ‘근대사 기록유물 특별기획전 및 서예·문인화·도예 초대전’을 열고 일제 강점기 자료와 해방 이후 대구·경북 근대사 자료, 경상도 지도·행정 자료 등 1540년부터 1981년까지 근대사자료 300여 점을 전시하였습니다. 특히, 국내 유일한 진본으로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483호인 「향병일기」가 국내 최초로 전시되었습니다. 또 퇴계 선생의 시와 글씨, 성학십도, 서애 류성룡 선생의 간찰, 학봉 선생의 친필 시고, 독도가 한국(경상도) 영토임을 증명하는 지도 등이 전시되었습니다. 이밖에 대구·경북 40개 시·군수 명단과 성적표가 담긴 각 지방의 기록 유물 등 해방 이후 격변기 자료들을 한 자리에 모아 전시한 대규모의 전시로 주목받았습니다.

「향병일기(鄕兵日記)」는 선조26년(1592)부터 이듬해인 선조27년(1593)까지 약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안동을 비롯한 주변 지역에서 활약한 근시재(近始齋) 김해(金垓, 1555∼1593)의 의병부대 활동을 사실적으로 기록한 필사본 일기입니다. 「향병일기」를 쓴 근시재(近始齋) 김해(金垓)는 관군(官軍)이 아닌 의병(義兵)이었음에도 1593년 1월 16일 순찰사에게 진천뢰(震天雷) 지급을 요청, 당교전투(唐橋戰鬪)에 사용했음을 일기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글씨는 행초서(行草書)로 기록되어 있고, 책의 크기가 커서 7침안(針眼)으로 묶은 선장본입니다. 저자나 필자는 알 수 없으나, 권두와 권말에 판독하기 어려운 관인이 각각 날인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공적인 기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의 내용은 날짜순에 따라 군무(軍務)와 관련된 일을 사실 그대로 직서하였습니다. 안동 지역의 전쟁 상황과 이 지역 선비들이 임란에 대처하기 위해 의병을 일으켜 군량을 모집하고 의병장을 선출하며 전시에 대비하여 군사조직 체계를 갖추는 내용들이 보다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습니다.

또 다른 주요 소장품인 「송촌(松村) 금안조(琴顔操, 1653~1737) 화첩(畵帖)」은 퇴계 이황의 제자인 성재(惺齋) 금난수(琴蘭秀)의 증손자. 퇴계 학파의 흔치 않은 ‘문인화가(文人畵家)’라는 의의를 지닌 작가의 300여 년 전의 회화 작품첩입니다. 「조선 후기 초서(草書) 시고 목판 10장」 은 조선 후기 최고의 서법가가 쓴 중국 당시 19수(首)를 특유의 초서체로 새긴 목판으로 글씨를 쓴 주인공은 미상이나 그 유래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수준 높은 목판 작품입니다.

박물관에서는 선비문화와 관련된 고문서, 서지, 고서, 서화 작품을 연중 순회 전시하고 있습니다. 「초서전(鈔書展)-조선의 선비, 책을 베끼다.」(2021.10.1.~2021.12.31.)에서는 수천 년을 이어온 선비들의 공부 방법 가운데 주요한 한 분야인 글을 베끼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했습니다. 책을 베낄 때 필수였던 ‘영지(影紙)’를 다수 확보해 전시하고 있습니다. 영지를 ‘조선스타일 책받침’이라고 풀이해 보았습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전통문화를 체험하실 수 있도록 상시 프로그램과 연수프로그램으로 연령과 관심도에 따른 맞춤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요청단체에 따라 협의해 찾아가는 박물관, 문화재 심층 분석 탐구 시간을 통해 옛 선조들의 지혜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목적 강당 대덕홀에서는 자체기획 프로그램 및 세미나, 대관이 가능하여 목적에 따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선비체험은 유복, 예절, 서예체험, 경전낭송 등을 진행하며, 전통공예체험으로 민화, 부채, 탁본, 고서, 한지공예, 도자기체험 등을 진행합니다. 전래 내려오는 다양한 전통놀이를 즐기며 친화력을 키울 수 있는 전통놀이체험과 자연의 오묘한 맛과 인고의 시간으로 만들어진 전통차를 마시며 힐링 시간도 가질 수 있습니다.

남다른 사명감과 봉사정신으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앞장선 심재덕 관장은 모범적인 기업 경영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친환경산업 발전에 기여하였을 뿐 아니라 전통문화 보존과 선비정신 계승에 선도적 역할로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섬김과 나눔정신 실천으로 2021년 안동의 날을 맞이하여 대표시민으로 2021년 10월 자랑스런 시민상을 받았습니다. 심 관장은 이미 한국국학진흥원 뿐만 아니라 여러 단체 및 기관에서 다수의 공로상을 받았습니다.

심 관장은 서예에 대한 관심으로 자연스럽게 선현들의 글을 모으는 취미로 발전하게 되었고, 열정을 쏟기 시작했습니다. 당초 심 관장은 선현들의 필체가 아름다워 소장하게 되었지만, 차츰 전문가들의 해제를 통하여 글에 담긴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책 속에서는 배우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음을 알게 되고, 기록유물을 수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겨진 소중한 기록의 가치를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취미와 관심 그리고 열정은 오늘날의 안동선비문화박물관이 있게 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경(敬)·애(愛)·시(施), 즉 서로 공경하고 사랑하고 서로 베푸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행복이라는 마음과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참교육이라는 믿음으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에 걸쳐 인성교육장인 고담정사(古潭精舍)를 짓고 매년 지속적으로 전국청소년경전암송대회를 열었습니다. 또한 다목적 대강당인 대봉관(大鳳館)을 건립, 연수원과 함께 운영해 다양한 연수프로그램을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문화재로 지정된 소장본인 「향병일기」에서 등장인물, 일자별 스토리를 모아 국역본 간행과 학술대회 또한 향후 추진할 계획입니다. 임진왜란 당시 의병들의 활약상을 기록한 일기(日記)나 실기류(實記類)는 거의 80종이 넘지만 그중 현대 이후 정식으로 번역되거나 영인본으로 출판된 책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국사편찬위원회의 사료총서 중에서도 임진왜란 의병 관련 문헌이 포함된 사례는 향병일기가 유일하기 때문입니다.

「향병일기」를 비롯하여 연구가치가 있는 유물자료를 선별하여 학예연구를 지속적으로 하고자 합니다. 국학진흥원과의 활발한 교류로 간행본을 기증받아 방대한 역사적 자료들을 공유하고 연구에 힘쓰고 있습니다. 또한, 가정에 잠들어 있는 유물자료들이 공적자산으로 연구보존하고, 많은 사람이 함께 보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인 박물관으로의 기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물관은 관련기관의 교류와 sns로 소식을 나누고 살아있는 참교육 가치 실현을 위한 어린이집·유치원·학교 관할 교육청, 시, 도 기관단체의 박물관 활용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역업체와도 연계하여 문화경제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할 문화소통공간이 될 것입니다.

빠른 문명의 발달로 인해 과학적인 대단한 성과를 이뤄냈지만, 정신적 문화인 충, 효, 예에 대한 오랜 선비사상이 퇴색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세계에 자랑할 우리의 도덕적 가치와 국가 이미지가 될 선비문화를 보존함과 아울러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지속적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본 박물관은 전시, 연수, 체험도 즐길 수 있고, 학회나 가족, 동호인 모임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연수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방문객들을 위한 가족실외 특별연수시설도 운영하고 있으니 많은 이용바랍니다. 선비의 고장 안동에 자리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복합문화 공간 안동선비문화박물관에서 선비문화의 참 의미를 느껴보는 자기수양의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백세청풍(百世淸風)’ – 『영원한 세월에 걸친 맑은 바람』이라는 뜻으로 영원토록 변치 않는 맑고 높은 선비의 절개를 가진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세상이 되길 그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