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유럽 박물관 협력의 미래

PREETI GAONKAR_Asia-Europe Foundation(ASEF) 문화 부문 프로젝트 매니저

21세기 박물관이란 무엇이며 그 역할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지난 10년 동안 이러한 질문에 대한 무수한 논의가 있었다. 박물관을 비롯하여 국제 박물관 네트워크 관련기관 및 협회는 사회적, 문화적, 지정학적, 경제적 영역의 많은 변화에 대처하는 동시에 자신들의 위치를 재평가하고 있다. 2007년 채택된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규정에서는 박물관을 사회 및 사회 발전에 봉사하는 기관으로서 교육, 연구, 향유를 목적으로 인류의 유산과 그 환경을 수집, 보존, 연구, 소통, 전시하는, 대중에게 개방된 기관으로 설명하고 있다. 세계화된 세상에서 인간의 능력과 성취를 비롯해 물리적, 환경적, 문화적 풍토에 대한 지식의 공급자인 박물관은 외부 요인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

게다가 COVID-19의 세계적인 유행으로 박물관 협력, 지속적인 지식 공유, 박물관과 문화 공간을 통한 사람들의 모임에 대해 새로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물관은 어떻게 지속성을 유지하고, 사회에 봉사하며, 세계와 협력을 통해 더 나아질 수 있을까?

이러한 상황은 온라인으로 개최된 ASEM Day 기간 동안 ‘아시아와 유럽 박물관의 상황, 관점, 새로운 형태의 협력(State of play, perspectives and new forms of cooperation between Asian and European museums)’포럼에서 이뤄진 논의에 잘 드러났다. 이 포럼에는 베를린 세계 문화의 집(Haus der Kulturen der Welt)의 Visual Arts & Film 대표 Anselm Franke, 제13회 광주비엔날레 아트 디렉터 Natasha Ginwala, 아트 디렉터 Colomboscope, 베를린 페스티벌(Berliner Festspiele) 아트 디렉터 Gropius Bau, 브뤼셀 현대 아트 센터 빌스(WIELS) 선임 큐레이터 Zoe Gray, 싱가포르 아시아 문명박물관(Asian Civilisations Museum) 디렉터 Kennie Ting이 발표자로 참여했다. Asia-Europe Foundation(이하 ASEF)의 Léon Faber 사무차장이 토론회의 사회를 맡았다.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발표자들은 현장에서 느낀 COVID-19의 영향, ‘뉴노멀(New Normal)’에 대처하기 위해 소속 기관들이 채택한 변화, 박물관과 문화 기관 사이의 향후 협력에 대한 자신들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했다.

브뤼셀에 위치한 현대 아트 센터 빌스(WIELS) 개관 10주년을 맞아 기획한 전시회 ‘The Absent Museum’에서 박물관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공유된 역사에 대한 다양한 인식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지 알아보았다. © WIELS

시민 공간으로서의 박물관

21세기 박물관은 단순한 문화유산 관리자가 아닌 대중이 모여서 토론하며 지식을 공유하고 대화를 나누는 시민공간으로 여겨져 왔다. 박물관은 지역과 빠르게 확장되는 국제 관계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재고하고 있으며, 공개 토론의 조력자로서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Zoe Gray는 현재 박물관이 당면한 과제 중 하나로 서구적 해석에 따라 형성된 보편성에 대한 세계화와의 끊임없는 협상이 있다고 말했다(2002 Declaration on the Value and Importance of Universal Museums). 사회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에 대해 선형적으로 이해하려면 공유된 역사에 대한 다양한 인식을 조합시킬 필요가 있다. Natasha Ginwala는 이러한 긴급한 상태를 포용할 수 없는 기존의 구조를 재편하는데 있어 지배 구조의 재조정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Anselm Franke는 COVID-19로 인해 박물관이 스스로의 주요 기능에 대해 돌아보게 됨에 따라 진정한 보편성을 보장하는 제도적 구조를 설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Michael Rothberg 의 다각적 기억(multidirectional memory)의 개념에 대해 언급했다. 이것은 ‘비제로섬(not-zero-sum)으로 간주되는 집단적 기억으로 차용, 상호참조와 여러 종류의 울림, 반향’을 기반으로 한다. 세계 문화의 집(Haus der Kulturen der Welt)에서는 이 개념을 통해 진정한 보편성에 대한 열띤 토론의 기초를 제공했다.

Defne Ayas와 Natasha Ginwala가 감독을 맡은 제13회 광주비엔날레(2021년 4월 1일~5월 9일)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Minds Rising, Spirits Tuning)’은 전시, 퍼포먼스 프로그램, 온라인 출판 플랫폼, 간행물을 비롯해 예술가, 과학자, 연구자들을 한자리에 모은 공공 포럼을 기획했다. 이번 광주 비엔날레는 기원과 영향력을 살피는 데 있어 서구에서 유래한 지배적 기술 체계나 기계적 어휘뿐만 아니라 그 밖의 수많은 비정통적 계통까지 아울러 숙고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다수성(plurality)’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 Gwangju Biennale

폭넓은 대표성의 보장

박물관이 자신들의 주요 기능을 재평가함에 따라 전통적 프레임워크와 함께 다원주의의 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집단 내러티브도 함께 다룰 필요가 있다. Natasha Ginwala는 철학자 Edward Glissant의 용어 해석을 통해 큐레이터 내러티브에서 ‘다양성(Diversity)’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dward Glissant는 ‘다양성이란 보편주의적 초월 없이 다문화적 관계를 위해 풍성해지는 인류의 정신(human spirits)을 의미한다… 동일성은 고정된 존재를 필요로 하지만 다양성은 어울림을 만든다.’고 해석했다. 박물관은 지역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소개하고, 포괄적이면서 다양한 내러티브를 자신들의 프로그램에 포함시킴으로써 지역사회를 대표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문화의 영향을 받은 예술가와 커뮤니티는 스스로를 인지하고, 그로 인해 박물관은 공유된 목표를 비롯해 대화 및 상호이해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새로운 현실에 대응: 지역사회 참여 및 혁신의 가속화

예술가들의 삶과 작업 방식은 변하고 있다. 박물관과 문화기관은 이러한 변화를 비롯해 대중과의 상호교감을 위한 물리적인 공간 폐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신속하게 조정하고 있다. 새로운 현실의 도래는 위험에 대한 인식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이번 발표에서 Kennie Ting은 아시아 문명박물관(이하 ACM) 프로그램에 다양한 목소리를 도입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에 대해 언급했다. 이 프로그램은 COVID-19로 국제 전시회가 연기되면서 더욱 가속화 되었다. 2021년 초, ACM은 현지 지역사회의 대표들이 선정한 ACM의 보물을 전시하는 지역사회 개발 전시 ‘Faith Beauty Love Hope’를 선보였다. 이번 전시의 기획은 기존의 큐레이션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구성원이 COVID-19 기간 동안 강력한 인상을 받았던 작품을 스스로 선정하여 개인적, 집단적 애도와 위로를 전했다.

디지털에 적응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Natasha Ginwala는 사람들과 연결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단순히 디지털 영역으로 옮겨가는 것으로는 문화에 대한 공평한 접근을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물관은 온라인 커뮤니티 라디오, 팟캐스트, 지역 소셜 미디어 플랫폼 같은 혁신 프로그램을 통해 디지털 세계에 대응하고 있지만, 형평성 문제인 디지털 격차는 완전히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ACM은 박물관 소장품 중 가장 큰 영감을 주었던 소장품을 통해 박물관 직원들과 박물관을 후원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전하는 특별 전시회 Faith Beauty Love Hope–Our Stories를 개최했다.
© 싱가포르 아시아 문명박물관

집단 내러티브를 기반으로 하는 지식 공유로의 전환

전 세계가 COVID-19라는 공통의 조건에 놓이면서 국제 예술 커뮤니티에도 유대감이 커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물관 간의 지속적인 협력을 위해서는 대상을 물리적으로 이동시키는 이전 모델에서 정보의 디지털 이동으로 초점을 변화한 모델을 재구성해야 한다. 운영에 있어 강조하는 연구 부분으로는 제국적 내러티브(imperial narratives) 이슈가 있으며, 이는 세속적 내러티브의 수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통해 보다 심도 있고 오랫동안 지속 가능한 협력을 기반으로 지식을 공유하고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토론은 지식 회복에 대한 Dan Hicks의 인용으로 마무리 되었는데, 대상이 아닌 지식 순환에 대한 다자간 접근법에 중점을 둔 논점이었다.

원문링크 https://culture360.asef.org/magazine/what-future-asia-europe-museum-coope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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