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기지개 켜다 : 신소장품 2015-2021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이하 박물관)은 《기지개 켜다 : 신소장품 2015-2021》展을 8월 23일부터 10월 15일까지 개최한다. 지난 7년간 박물관이 구입하거나 기증받았으나 소개하지 못했던 작품과 아카이브 중 특별히 미학/미술사적 측면에서 더 연구할 가치가 있는 것, 또는 사회 변화를 유의미하게 엿볼 수 있는 것을 선보인다.

주요 출품작으로 한국미술사에서 최초의 서양화가로 평가받지만, 당시 사회의 몰이해로 동양화가로 회귀한 고희동(1886-1965)의 〈갑신접하일화〉(1944)가 있다. 세계적 흐름과 별개로 한 사회의 문화적 흐름이 변화하는데 얼마나 지난한 과정과 선구자의 인내가 필요한지를 유추할 수 있다. 시인 황명걸로부터 “민중미술의 외로운 전주”로 평가받은 김영덕(1931-2020)의 〈태고〉(1958)는 험난했던 시대의 파도 속에서 상실되어 버린 인간성을 고발한 ‘인간 탁본’ 시리즈 초기작으로 그 의미가 크다. 1987년 신세대그룹 <뮤지엄> 최정화, 이불, 고낙범 등과 함께 새로운 미술 경향을 선보였으나 이후 회화작업에 집중한 샌정의 〈여행〉(2010)은 급변하는 시대와 그에 따라 생성된 다양한 미술 경향 속에서도 조형예술로서 미술이 가지는 매력에 대한 지속적 탐구로 볼 수 있다. 이 밖에 단색화로 널리 알려진 박서보와 하종현의 기증 작품과 한국화가로 널리 인정받은 유근택의 판화〈이경성 선생 상〉(2000) 등이 있다.

매일신보 『월간매신』(1934)

주요 아카이브로는 한국 근대미술사의 중요 화가 47명의 근황과 11명 얼굴사진이 실린 『월간매신』(1934)은 희귀본으로 2019년 9월 경매에서 낙찰 후 첫 일반에 공개된다. 이 잡지는 매일신보가 발행하였으며 고희동, 김관호, 나헤석, 이인성, 임용련 등의 외국 유학·여행, 단체 활동, 공모전 입상, 작업 경향, 직장, 신병 등 다양한 근황을 전한다. 1930년대는 한국 미술인들이 조선미술의 정체성을 고민하던 시대로 미술 활동상을 재조명 할 수 있는 확대경으로 중요한 사료이다.

….우리나라 최초 서양화가 고희동을 두고서는 “(서양화) 꿈이 좋았지만 조선에 돌아오니 한심하다. 동양화로 전향했다“, “작품값을 받지 못해 화료청구소송을 제기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등의 해설을 달았다. 나혜석은 朝鮮(조선)노라라고할가 여러 가지로 巷間(항간)話題(화제)를 흣더리며 安東縣副領事婦人(안동현 부영사 부인)이 되었다가 世界遊覽外(세계유람외)지 하고 와서는 第二世(2)分占(분점)하여 金氏(김씨)와 헤져서 요사이는 後輩養成(후배양성)에 힘쓰시는데 月出日洛(월출일락)으로 얼굴에 주름이 잡히니 心少體老(심소체로)愁心(수심)이 듬도 女心(여심)인 듯” …

김환기의 아내 김향안이 파리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소회를 기록한 『수상집 巴里』(1962), 1950년대부터 70년대까지 한국미술인의 등용문이었던 국가 공모전 대한민국미술전람회를 둘러싼 미술 형식과 내용에 대한 논의를 작가적 시선으로 정리한 김영주의 「추상∙구상∙사실」 육필원고(1963), TV 보급과 함께 일반에게 미술의 매력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한 KBS한국방송사업단의 「TV미술관-황용엽」 비디오테이프(1984), 작가들이 오브제들을 부쳐 만든 「MADE IN KOREA」팸플릿(1991),

올해 1월 말로 폐관한 1세대 대안공간 대안공간풀의 「개관기념전 스며들다 : 정서영·최정화 2인전」 리플릿(1999) 등을 선보인다.

김영덕 〈태고太古〉(1958)

김달진 박물관장은 “특정 주제에 매이지 않은 이번 전시는 탈맥락화된 작품과 아카이브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기회로 유물의 무덤이기를 거부하는 살아있는 박물관의 핵심적인 활동이다. 동시에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고 내일의 변화를 전망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취지를 밝혔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전시는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누리집(daljinmuseum.com)이나 전화(02-730-6216)를 통해 예약 후 관람이 가능하다. 주요 출품작에 대해서는 전시기간 동안 김달진유튜브와 박물관 SNS(Twitter @daljin)를 통한 소개도 함께 이루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