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누구를 포함시키는가? 경청의 힘(Who Includes Whom? Listening, Before Story Telling in Museums)

ANNA CHIARA CIMOLI_ABCittà, 이탈리아 밀라노 대학교 소속


이야기공장 프로젝트 ⓒ 우피치 갤러리 제공

문화 상호적 소통과 사회적 대화를 위한 도구로서의 경청

‘경청’의 예술은 인간의 다양성을 고려하지 못한 ‘자신 그리고 타인’이라는 지배적인 서사구조에 대응하는 우리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 간 대화를 위해서는 ‘민족성’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아야 한다. 그 중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는 ‘다양성’을 각 사회 구성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문화 간의 대화는 소속감, 공유하고 있는 시민 목표, 공공 공간, 대화 플랫폼을 만들어 내는 프레임워크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박물관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문화적, 사회적 중재자로서의 박물관

지난 10년에 걸쳐 진행된 박물관과 이민자, 난민 또는 망명 신청자 사이의 관계에 중점을 둔 실험은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상당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주라는 단어를 단적으로 요약해 주는 ‘타인’이라는 표현을 평가할 때는 제도적 또는 독립적 구조를 분석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이들 구조를 통해 광범위한 프레임워크 안에서 탈식민주의, 젠더, 퀴어 연구를 비롯해 타인 사이의 접근성 측정에 귀를 기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주민, 난민, 망명 신청자 같은 소수자를 포함하는 문화 상호적, 사회적 대화를 자극하는 박물관 주관 프로젝트는 음악, 공연, 문학, 블로그, 언어 교육, 공공 역사 등과 같은 문화 분야에서 출발할 수 있다.

로테르담 박물관의 다채로운 대화

‘경청’을 통해 문화 상호적, 사회적 연결을 실천한 문화 기관 중 하나는 로테르담 박물관이다. 로테르담 박물관은 본사 건물 정면에 건설 현장이 생긴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 옆에 조립식 건물을 세워 구내식당으로 이용하는 것에 동의하였다. 박물관 큐레이터들은 여기서 주로 불가리아 사람으로 구성된 건설 인부들과 점심을 먹었다. 심지어 이를 위해 요리사를 고용하기도 하였다. 만약 박물관의 목표가 ‘도심 속의 박물관’이 되는 것이라면 도시 주민을 만나보는 것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이들에게 묻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된다.

물타카 프로젝트(Multaqa Project)

시리아 전쟁에서 영감을 얻어 베를린의 국립 박물관 5개관이 참여해 수상까지 한 물타카 프로젝트도 또 다른 사례이다. 이후에 다른 국제기관에서도 이 프로젝트를 채택했다. 물타카 프로젝트는 난민을 박물관 해설사로 훈련시켜 독일과 시리아 간의 문화적 대화를 시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난민 해설사는 자신만의 전문적인 시각으로 해석한 작품에 중점을 두고 담론과 투어를 진행한다. 여기서도 ‘경청’이 가장 중요하다. 이 프로젝트는 지속적인 상호 이해 과정에서 독일과 중동 문화 및 역사에 대한 지식과 인식이 모든 참가자들 사이에서 공유되도록 한다. 또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한 상호 소통을 기반으로 진행된다.

Tenement Museum(출처: Tenement Museum home page)

박물관이 안식처가 될 수 있을까?

박물관이 여러 사람들의 요구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박물관의 영향력은 약화되어 결국 시대에 뒤처지게 될 것이다. 반대로 박물관이 지역사회와 함께 한다면 잠시라도 박물관을 집처럼 여기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이를테면, 개인 가정이나 요양원에서 일하는 간병인은 휴식 시간 동안 박물관의 맞춤형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직원들의 귀화를 기념하는 행사를 조직한 테너먼트 박물관(Tenement Museum)과 뉴욕 역사 협회(New York Historical Society) 사례를 보면 거주 국가의 시민권을 얻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원어민이 아닌 사람을 위해 언어 수업을 제공한 밀라노의 베네치아 박물관(Musei Civici di Venezia)과 민족과 문화 박물관(Museo Popoli e Culture)의 사례를 통해 유학생들에게도 박물관이 유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박물관은 지역 도서관 모델을 기반으로 해당 지역의 소통과 단합을 활성화하는 ‘근린 시설’로서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지역 도서관은 다양한 세대 간의 결속을 다지는 사회적 ‘전초기지’로 활용되기도 한다. 박물관은 이러한 방식으로 다양성과 양립할 수 있는 편견과 고정관념을 주제로 다룰 수 있다. “박물관과 편견(Museums and Stereotypes)”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카플로 재단(Cariplo Foundation)과 함께 아비시타 (ABCittà)가 기획한 편견에 맞서는 방안이 이 사례에 속한다. 이 프로젝트는 박물관에서 가장 흔한 고정관념에 대한 비판적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실무 종사자 그룹, 훈련 그룹, 전문가 그룹 내에서의 비판적 관찰과 사회화를 선호하는 일련의 활동으로 구성된다.

이야기 공장(Factories of Stories) 프로젝트

미술사학자만 해석을 제공할 수 있을까? 누군가가 발언대를 차지하고 있을 때, 어떤 상황이 되어야 다른 시각을 제공할 수 있을까? 최근에 경험한 피렌체 우피치 갤러리 (Uffizi Galleries)의 이야기 공장(Factories of Stories) 프로젝트는 “상상의 대중”에게서 일부 조각을 임의로 선택하지 않고 열린 해석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본 프로젝트에서는 팟캐스트를 통해 피렌체에 거주하는 다양한 세대의 이탈리아인과 외국인이 12개의 컬렉션을 재해석하였다. 이렇게 재해석하지 않았다면 알 수 없었을 컬렉션의 잠재적 의미를 연구할 기회를 제공했다. 참가자는 모국어로, 유명 배우들은 이탈리아어로 읽는 이러한 재해석은 시간과 공간에 따라 다르게 존재하는 아이디어가 보편적, 횡단적 차원으로 녹아드는 ‘보편적 시각’의 기술적 실험이 된다.

오늘날 “자기방어”의 수단으로 오인되고 있는 국경과 장벽의(물리적, 은유적 의미에서) 역할이 강조되는 요즘, 박물관은 단순한 안보 문제를 넘어 문화 간 이해를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경청’은 시민권이 선거 무기로 변신할 때 포퓰리즘에 대한 강력한 해독제가 될 수 있다. 박물관 예산이 급감하는 경제 위기에는 더 강력한 사회적 연결에서 출발해 향후 더 나은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도록 업무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 「뮤지엄 커넥션」은 문화체육관광부의 국고지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 본 자료의 원본 저작권은 국제박물관협의회(ICOM)에 있습니다.

원문링크

https://icom.museum/en/news/who-includes-whom-listening-before-story-telling-in-museu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