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직 종사자와 디지털화 열풍(Art Professionals and the Frenzy of Digitisation)

ELLI LEVENTAKI_미술 사학자, 큐레이터

게티 뮤지엄 챌린지의 한 예시로, 게티 뮤지엄 인스타그램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게티 뮤지엄 제공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콘텐츠를 전시, 홍보, 공유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박물관, 기관, 축제를 비롯해 모든 종류의 예술 공간이 여전히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원격으로 예술을 접하고 싶은 대중의 요구에 맞춰 많은 문화 기관은 시대에 뒤처지지 않고 관람객의 관심이 떠나지 않기를 바라며 획기적인 디지털 관련 해결책을 급하게 내놓아야 했다.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해 유명 작품을 재현하면서 입소문을 타게된 게티 뮤지엄 챌린지(Getty Museum Challenge)는 가장 독특한 사례 중 하나일 것이다. 이후에는 전 세계 박물관 상당수가 채택하는 하나의 사례가 되었다(Barnes 2020). 예술 공간으로서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 외에도 해당 장소의 가상 투어를 제공하거나 새로운 영상을 업로드하여 유튜브 채널을 꾸밀 수도 있다. 하나의 예로, 그리스의 오나시스 재단(Onassis Foundation) 채널은 팬데믹 기간에 새로운 콘텐츠를 계속해서 업로드했다.

디지털화가 전 세계 예술 종사자에게 끼친 영향

이러한 발전은 예술 부문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가치 있는 시도였으며 이런 도구가 없었다면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노동 중심적인 맥락에서 해석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의 디지털화 열풍은 이미 전 세계 예술 종사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들은 단시간 내에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압박이나 늘어나는 요구에 맞춰 추가적인 자격요건을 갖춰야 한다는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동시에 MoMA 같은 대형 기관에서도 재정과 지속가능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상당수의 직원이 해고되고 있다(Selvin 2020). 유럽의 경우만 살펴보더라도, 최근 유럽 박물관 조직 네트워크(Network of European Museum Organisations, NEMO)에서 조사를 실시했는데 대다수의 박물관(73%)이 직원과 관련된 비용을 낮춰서 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응답했다.

5월 7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있었던 예술직 종사자 지원단의 항의 퍼포먼스 ⓒ 예술직 종사자 지원단 제공

그리스 사례

특히 그리스는 문화 부문에서 이미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으며, 이는 관광 감소와도 관련이 있다. 예술 공간, 갤러리, 소형 박물관의 상당수는 폐쇄 이후 재개관 가능 여부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으로, 향후 존폐 여부를 걱정해야 하는 위험에 처해 있다. 한편 그리스 예술가들은 국가를 향해 실직 대책을 요구하기 위해 예술직 종사자 지원단(Support Art Workers), 그리스 문화 관련직 노동자 연맹(Cultural Workers Alliance Greece)과 같이 새롭게 설립된 네트워크를 통해 자신들의 노동권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예술 공동체에 의해 자체적으로 조직되었으며 문화 부문에 대한 정부의 대안 부재에 대응하여 집단으로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등장했다. 예술직 종사자 대부분은 예정되어 있던 프로젝트가 연달아 취소된 상태이며, 일부는 업무 조건이 바뀔지 혹은 위기가 끝나고 디지털 작업만 요청받게 될 것인지 알지 못한 채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상태이다.

초디지털화는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관람객에게 다가갈 수 있게 해주지만, 전 세계 예술직 종사자의 업무 환경 불안정성을 높이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에도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저명한 미술 사학자이자 박물관 학자인 스칼츠(M. Scaltsa) 교수는 디지털 문화 프로그램이 디지털화 그 자체에 90%, 디지털로 전달되는 것의 본질에는 10%만 집중한다고 지적하며(Scaltsa 2020) 예술과 인문학 분야 종사자들의 어두운 미래를 예고했다. 결과적으로 문화에 대한 인식이 디지털 재생산으로 한정되면서 교육직 종사자, 연구자, 관리자, 협력자 같은 전문 직군은 필연적으로 사라질 위기에 직면하고 결국 문화 생산의 질은 떨어질 것이다.

디지털 콘텐츠의 가치는 높게 평가하지만 예술 분야의 디지털화 규모와 이를 실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예술직 종사자 사이에 균형이 이뤄져야 한다. 예술을 창조하고 전하는 것은 디지털 자산이나 온라인에 드러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과 헌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원문링크

https://icom.museum/en/news/art-professionals-and-the-frenzy-of-digitis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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