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 친구들아, 잘 있었니? –교과서 한글 동화

국립한글박물관(관장 심동섭)은 2021년 기획특별전 <친구들아, 잘 있었니? –교과서 한글 동화(Hi There! How’s It Going? – Hangeul Children’s Stories in Textbooks)>를 2021년 10월 10일(일)까지 개최한다. 이 전시는 동화 속 친구들과의 만남을 통해 우리의 삶을 이루는 관계의 가치를 생각해 보는 기회를 선사하고자 한다.

교과서를 통해 배우는 사회적 관계의 성장

교과서는 세대를 넘어 전해 내려오는 옛이야기를 통해 어린이가 공동체의 건실한 일원으로 자라나도록 바른 가치관을 형성하도록 하는 길라잡이이다. 이번 전시는 교과서의 한글 동화에서 마주치는 만남들 속에서 관계로 이루는 성장을 되새기고자 한다. 1부 ‘더불어 사는 사람살이의 지혜’에서는 선조들의 기록들로부터 교과서로 이어져 예로부터 옳게 여겨진 가치를 일깨워 주는 옛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2부 ‘소망이 이루어지는 세상의 친구들’에서는 도깨비와 산신령, 뱀과 까치, 호랑이와 토끼 등 다양한 존재들이 등장하는 교과서 속 한글 동화에서 발견하는 용기와 슬기를 나누고자 한다. 전시장 곳곳에는 이야기의 내용과 교훈의 이해를 돕는 영상과 음원 자료는 물론, 열어보거나 굴리고 돌리며 만지는 체험 요소가 있어, 옛이야기를 다양하게 보고 듣고 즐기는 경험을 제공한다.

효도와 우애 이야기의 유래를 찾아

전시의 1부에서는 옛이야기를 따라 역사적 기록들을 거슬러 올라가 본다. 가장 가깝고 평생을 함께하는 관계인 가족 안에서 지켜야 할 도리를 가르쳐 주는 옛이야기들은 대부분 실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과거의 기록에서부터 유래되어 지금은 교과서에 동화로 실려 있다. 전시에서는 『국어 2-2』(1964)에 실린 <의좋은 형제> 이야기의 유래가 된 충남 예산 효제비(孝悌碑)에 관한 『세종실록』7권의 기록을 살펴보고, 『말하기·듣기 3-1』(2000)에 수록된 <금을 버린 형과 아우>의 배경이 된 한강 공암나루(지금의 가양동 일대)를 그린 겸재 정선의 그림(<공암층탑(孔岩層塔)>)도 만나본다.

조선시대에 백성들을 올바르게 이끌기 위해 나라에서 펴냈던 생활 교과서인 행실도(行實圖)도 소개된다. 숭고한 희생이 수반되는 『삼강행실도언해(三綱行實圖諺解)』(1581) 속의 효행담과, 『국어 3-2』(2006)에 실린, 일상에서 부모의 작은 부탁에 정성을 다하는 이야기 <짧아진 바지>를 비교해 보며 물질이 아닌 마음가짐에서 비롯되는 효도를 되돌아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1부의 마지막 공간에서는 아름드리나무를 배경으로 한 영상이 펼쳐지며 이웃과 더불어 사는 배려를 다룬 동화를 소개한다. 마을 사람 모두의 것인 나무 그늘을 독차지하려 하는 욕심쟁이를 재치 있게 혼내 주거나(『읽기 5-2』(2013)의 <나무 그늘을 산 젊은이>), 이웃과 주고받는 말에서 삼가야 할 교훈을 주는(『읽기 3-1』(1995)의 <누렁 소와 검정 소>) 옛이야기를 마치 그림책 같은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시대를 비추는 거울, 교과서로 보는 세상

1부와 2부 사이 ‘심화학습’은 교과서를 통하여 시대와 역사를 바라보는 공간이다. 해방 직후 군정청에서 펴낸 최초의 국정 교과서 『바둑이와 철수』(1948)부터 제1~7차 교과과정별 국어 교과서와, 『한글 마춤법 통일안』(1933)을 중심으로 한글 정서법의 역사를 담고 있는 자료가 전시된다. 재미있는 체험을 통하여 달라진 생활상을 드러내는 교과서 삽화를 비교해 보고, 한글을 바르게 적는 맞춤법의 변화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동화에서 튀어나온 다채로운 친구들

2부에서는 교과서의 한글 동화에 등장한 뱀과 까치, 호랑이와 토끼의 성격을 이들에 대한 옛사람들의 인식과 비교해 본다. 묘지 둘레석의 십이지신상이나 민속극의 <뱀 신 가면>을 보면 뱀은 기괴하게 보여 피하고 싶은 동물인 동시에 신적인 존재임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인식은 뱀을 해친 사람이 화를 입는 교과서의 동화 <은혜 갚은 까치>(『쓰기 5-1』(1991) 수록)와 같은 이야기에서 드러난다.

호랑이는 전통적으로 사람을 잡아먹는 무서운 맹수이자 신령스러운 수호신이라는 두 얼굴을 가졌다. 무서운 호랑이에 대한 기록은 『태종실록』3권(1402년)의 기사와 1909년 12월 프랑스 신문《르 프티 저널(Le Petit Journal)》의 삽화에서 찾아볼 수 있고, <호랑이 무늬 베갯모>와 <호랑이 무늬 가마 덮개>에는 호랑이의 기백이 나쁜 기운을 쫓아준다는 믿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렇듯 호랑이는 현실에서는 가장 무섭고 강한 존재이지만, 옛이야기에서는 어리석은 존재로 뒤집어진다. 『읽기 3-1』(1995)에 실린 옛이야기 <토끼의 재판>에서는 영리한 토끼가 악독한 호랑이를 골탕 먹이는 반전을 발견할 수 있다. 1920년대에 펼쳐진 전래동화 모집 운동으로 수집된 <토끼의 재판>이 오늘날 교과서로까지 이어지는 모습을 통해 구전되던 옛이야기가 한글로 정착되고 어린이를 위한 동화로 다듬어진 과정을 살펴본다.

2부 전시장에서는 동화 속 세상을 환상적인 영상으로 둘러싸인 공간으로 경험할 수 있다. 동물들뿐 아니라 도깨비와 산신령과 같이 교과서에서 튀어나온 캐릭터들이 전시장을 생동감 있게 꾸민다.

교과서 속 한글 동화로 나누는 위로와 회복

교과서 속 한글 동화는 슬기로운 관계 맺기로 이루는 성장삶에 대한 긍정을 담고 있다. 이 전시는 동화 속 친구들이 빚어내는 웃음과 감동을 나누며 아이들과 부모님이 함께 즐기는 시간을 선사하고자 한다. 옛이야기와 교과서가 자아내는 세대를 아우르는 정서적인 연대가, 길어지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소외를 이겨내는 위로가 되어 주기를 바란다.

본 전시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하고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해 관람 인원을 1시간당 100명으로 제한한다. 전시 관람은 국립한글박물관 누리집에 온라인으로 사전 예약하여야 하며(www.hangeul.go.kr), 잔여 인원에 한하여 현장 예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