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통찰력: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법(Strategic Foresight: How to survive an era of uncertainty)

2021 TrendsWatch에서 발췌

2020년은 그야말로 “연이은 악재”가 터진 한 해였다. 580만 에이커 이상을 태운 미국 서부 연안의 산불, 거대한 6개의 허리케인, 메뚜기 떼의 출몰까지 온갖 대재앙이 이어졌다. 여기서 더해 아주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고통스러운 인종차별의 길고 어두운 그림자도 경험했다. 한꺼번에 위기가 닥치다 보니 단지 불운이라고 치부해 버릴 수도 있겠지만 이들 재앙은 별개로 일어난 일이 아니다. 서로 깊이 얽혀 있으며 향후 수십 년에 걸쳐 끝없이 세계를 바꾸어 놓을 어떤 강력한 힘에서 비롯되었다. 결코 현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다고 이러한 재난에 대한 대응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위험 요소를 분석하고, 불확실성을 탐색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만드는 방법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전략적 통찰력”으로 알려진 이 원리는 정확히 이런 상황을 위해 고안되었다. 다시 말해 불확실성을 관리하며 유연하고 적응력 있는 대응을 준비할 때 도움이 되는 사고방식과 방법론이다.

박물관이 대답해야 하는 중요한 질문

⦁향후 10년 동안 박물관 분야를 변화시킬 가장 큰 힘은 무엇일까?

⦁박물관 분야 전체가 직면한 과제는 무엇일까?

⦁박물관의 존폐를 위협할 수 있는 위기와 혼란은 무엇일까?

⦁앞으로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더라도 박물관이 향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일까?

해결해야 할 과제

작년 한해 “이런 일이 생길 줄 누가 알았겠어”라는 탄식을 정말 자주 들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전문가들은 어느 시점에 세계적인 전염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불가피하다는 것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실제로 2009년에 처음으로 CFM(Center for the Future of Museums) 주도로 진행한 예측 훈련 중 하나는 박물관들을 모아서 IFTF(Institute for the Future)가 “세계적인 전염병”을 주제로 제작한 시뮬레이션에 참가하는 것이었다. 보다 최근 사례를 보면 오바마 행정부 당시 신종 전염병의 위협에 대비하고자 PPFST WG(Pandemic Prediction and Forecasting Science and Technology Working Group)가 설립되었다. 사실 COVID-19는 “뜻밖의 사건”이었지만 예측할 수 있었던 재난이었다. 예를 들어 다음 세기의 어느 시점에 서부 해안의 단층선을 따라 거대한 지진이 일어난다고 예측할 수 있다. 보안 전문가들은 향후 수십 년 안에 미국이 통신, 선거 시스템, 인터넷 또는 전력망 같이 중요한 인프라의 상당 부분을 무너뜨릴 수 있는 사이버 공격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향후 10년간 일어날 수 있는 위기 상황의 예시>

⦁기후 변화와 관련된 “자연적” 재해

전염병, 화재, 물 부족, 강력한 폭풍, 극열(熱), 극우(雨), 해수면 상승, 돌연변이 종의 확산

⦁경제 부문

COVID-19 유행으로 인한 금융 위기, 빈부 격차 확대와 경제 흐름 감소

⦁사회적/문화적 혼란

기후로 인한 지역사회 전체의 이주를 포함해 범세계적, 내부적 이주, 시민권 저항 운동 – 비폭력 혹은 폭력적 시위, 민족주의/배척주의 운동 – 비폭력 혹은 폭력적 시위

⦁정치적 혼란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도전

⦁기술적 위기

사이버 범죄, 랜섬웨어 공격, 데이터 도난의 급증, 자동화와 인공지능을 통한 기존 일자리 감소, 경제적, 교육적 불평등을 가속화하는 디지털 격차 확대


이러한 혼란은 문화, 경제, 기술, 정치 시스템, 환경 부문을 재편하고 있는 기존의 변화 추세에 가중될 것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기후 변화이다. 2100년까지 기후 변화로 인해 미국 내 400~1,300만 명은 이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아 주장하고 있다. 미국 박물관 상당수는 해수면 상승, 홍수, 화재, 더위, 가뭄으로 고생하는 지역에 위치해 있다. 변화에 직면한 지역사회는 문제 해결을 위해 큰 비용을 들여서라도 기반 시설의 축소, 지분 회수, 이전 또는 재설계를 추진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변화의 범위와 속도를 따라갈 수 있는 박물관은 거의 없다. 박물관 업무의 대부분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음 세대를 위해 문화적, 과학적 유산을 보존하고 지역사회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이다. 따라서 박물관은 이러한 역할을 유지할 수 있도록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계획 수립에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박물관의 경우 COVID-19 유행 전에는 공식적으로 이러한 계획의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했다. 시기적절한 계획의 부재는 지난 10년 동안 AAM(American Alliance of Museums)의 인증 위원회에서 가장 자주 언급하는 문제이다. 인증 위원회는 박물관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좋은 계획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안내서를 제작했다. 하지만 향후 발생할 혼란의 규모와 속도를 감안하면 이 안내서로는 충분치 않을 수 있다. 이에, 박물관은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사고방식이자 방법론인 “전략적 통찰력”을 활용할 수 있다. 알고 있는 목적지를 익숙한 길로 안내해 주는 가이드라인 대신 새로운 장애물은 피하고 바람직한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경로를 수정하면서 알 수 없는 내일로 계속 전진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뉴포트 복원 재단은 로드아일랜드 뉴포트 인근의 역사적 장소에 있는 74 Bridge Street 를 이용하여 해수면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회복과 복원을 위한 전략을 테스트하고 있다.

대응책: 통찰력

세상은 우리의 뇌가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내일과 내년도 오늘과 비슷할 것이라 가정하고 “매너리즘”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세상이 급격하게 변하는 상황에서 이런 가정은 조직을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 반면 임박한 미래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모르는지,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나 있는지, 또는 결과가 얼마나 나쁠지에 몰입하다 보면 미래를 온전히 대비하기 어려울 수 있다.

정부와 기업은 수십 년 동안 이러한 문제에 대해 검증된 해결책인 “전략적 통찰력”을 사용해 왔다. 전략적 통찰력은 체계적으로 현재를 관찰하고 잠재적 미래를 구상하는 발판으로 삼는 과정을 실행하는 것이다. 이것은 상상력을 확장하고 불확실성을 압축해서 관리가 가능한 영역으로 밀어 넣는 방식이다. 통찰력은 조직이 원하는 결과를 상상하고 원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게 동기를 부여한다. 전통적인 기획은 이와는 반대로 하나의 가정을 중심으로 설계된, 강력하지만 불안정한 계획을 만드는 경향이 있다. 조직은 통찰력을 통해 필요에 따라 배치할 수 있는 행동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울 수 있다.

통찰력에는 예지 능력이 아닌 건강한 상상력과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다. 실제로 통찰력의 놀라운 강점은 애매한 상황에서도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조직은 앞으로의 상황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확실하지 않더라도 일반적인 변화 양상을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박물관 상당수는 지역, 국가, 국제 관광에 의존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COVID-19로 인해 문을 닫았다. 하지만 정치적, 경제적 제재, 대중교통의 붕괴, 기름 값 상승 등 다른 사건들도 관광에 지장을 줄 수 있다. 박물관이 “관광업”을 자신의 결정적인 취약점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어떤 이유로든 관광업이 나빠졌을 때 적용할 수 있는 전략을 고안할 수 있다.

전략적 통찰력은 완성되고 검증된 방법론으로 정부, 학계, 재계에서 수십 년 동안 사용해 왔다. 박물관은 다음 네 가지 핵심 기술을 통해 이들 분야의 성공 사례를 박물관 운영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2016년 제작된 팝업 설치물 “Mayor’s Office 2061” 는 기후 변화가 발생한 미래에 로드아일랜드 뉴포트에서의 일과를 상상해 보았다. (사진: 제이크 더너건(Jake Dunagan) 제공)

스캐닝

윌리엄 깁슨(William Gibson)은 “미래는 이미 여기에 있다. 단지 고르게 분포되어 있지 않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스캐닝(Scanning)은 흩어진 미래의 조각을 찾는 과정으로서 미래에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을 뉴스 형태로 설명하고 무엇이 일반적으로 발현될 수 있는지를 암시한다. 또한 변화를 식별해 모니터링하고 혼란을 예측하며, 관찰한 것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스캐닝은 새롭게 시작되는 경향, 기존 경향의 속도 또는 방향의 변화, 잠재적으로 변화를 야기할 수 있는 사건의 감지를 목표로 한다. 취미로 뉴스, 소셜 미디어, 연구 보고서, 블로그를 다방면으로 다양하게 읽게 되면 문화, 기술, 경제, 환경, 정치 분야의 동향과 문제를 대략적으로 인식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의미 탐구

스캐닝에서 노출된 뉴스(미래주의 용어로 “스캐닝 히트”)는 트랜드 또는 사건이 미래를 어떻게 형성하는지를 탐색하는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980년대 SLA(stereolithography)에 대한 기사를 읽은 미래학자는 훗날 저렴하고 간단하게 운용할 수 있는 3D 프린터의 미래를 이미 상상했을지도 모른다.

이제 그 미래가 도래했고 3D 프린터는 도서관과 박물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전 세계 사람들은 박물관 소장품을 복제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 워싱턴 포스트는 COVID-19에 대한 대응으로 자녀들이 소규모 개인 수업을 들을수 있는 “러닝 팟(learning pod)”을 제공하기 위해 부모들이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는 새로운 트랜드를 보도했다. 위 기사에서 지적하듯이 이러한 추세는 홈스쿨링 증가와 교육 불평등 심화를 부추길 수 있다. 장기적으로 박물관이 이러한 러닝팟의 중심이 된다면 어떨까? 만약 그러한 역할을 맡게 된다면 재원이 충분하지 않은 공립학교의 전통적인 수업방식은 향후 어떻게 보완되거나 대체될 수 있을까?



가능성의 원뿔

비전 계획 수립

전략적 통찰력은 미래를 불가피한 “무엇”이 아니라 여러 가능성의 범주로 바라본다. 가능성 원뿔(그림1)로 불리는 이 다이어그램은 계속 확장되는 가능성의 경계를 보여줌으로써 이 개념을 설명한다. 전략적 통찰력의 핵심은 우리가 원뿔의 어디에 안착할지 모른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다. 일부 미래(중심부)는 현재 발생 가능한 부분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미래에도 발생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나머지(가장자리)는 오늘날과 아주 다른 세계를 포괄하기 때문에 훗날 발생 가능성이 낮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2020년에 무엇이든 일어났다면 그 일은 시간이 지날수록 원뿔의 가장자리를 향해 확장될 것이다.

기획자는 원뿔 내의 다양한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시나리오(명확하고 가능성 있는 미래를 설명하는 이야기)를 작성한다. 이러한 “미래 이야기”는 기획자가 각 시나리오를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몇 가지 서로 다른 힘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구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나아가 그들 자신과 지역사회, 관련 기관들이 경험할 대상을 미리 탐구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리고 기획자는 시나리오를 통해 우리가 현재(실제)에서 미래(가상)로 어떻게 나아갈 수 있는지를 설명하면서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시나리오는 기획자가 원뿔 내의 다양한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게 도와주는 일종의 프레임워크 안에서 세트로 작성된다. IFTF(Institute for the Future)는 다음 네 가지 유형으로 구성된 프레임워크(하와이 대학교 Jim Dator 교수가 최초로 개발)를 사용한다.

① 성장

이미 풍부하거나 점점 증가하는 자원을 특징으로 한다. 예를 들어 박물관은 많은 여가시간과 재량소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학습 환경에 더 많은 선택권이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몰입형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미래를 연구할 수 있다.

② 위축

자발적 또는 비자발적 경계를 특징으로 한다. 이런 경계는 결핍 또는 가치와 원칙에서 비롯된 한계일 수 있다. 전염병의 유행 가능성이 팽배한 상황에서 사회적 접촉, 관광, 여행이 급격하게 움츠러드는 미래를 예로 들 수 있다. 미국 시민이 상호 복지와 번영의 기반으로 강력한 공공 안전망을 설립하기로 결정하는 미래도 여기에 해당한다.

③ 붕괴

기존 시스템의 붕괴 또는 불안정을 특징으로 한다. 붕괴라는 단어처럼 시나리오가 절망적인 것은 아니다. 좋지 못한 시스템의 실패는 더 좋은 대안의 출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당장은 실업, 기아, 노숙, 부의 불평등 증가, 정부 정책 실패와 같은 어두운 미래를 상상하기 쉽다(실제로 일부 전문가는 이것이 오늘날 가정할 수 있는 가장 가능성 있는 미래라고 생각한다).

④ 전환

선을 벗어나는 예상치 못한 놀라운 도약으로 낯선 상황을 만드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기획자는 이 시나리오를 통해 자신의 발상을 전환하고 기존에 가정한 상황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예를 들어 박물관은 여러 사람들이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자원봉사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미국의 보편적 기본 소득 제도화로 실업률이 높아진 미래를 상상할 수 있다.

이 시나리오들은 단지 예측만 하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수많은 상황을, 제어할 수 있는 몇 가지 대안으로 압축함으로써 변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작용할 힘들을 포괄할 수 있게 하는 일종의 기획 도구이다. 기획자는 가능성의 범위를 확장하고 기존에 예측된 가정을 통해 지나치게 낙관적이거나 비관적인 사고를 피할 수 있다. 펄 깁슨(Per Gibson)의 관찰에 따르면 이들 시나리오가 내포하고 있는 요소는 지역마다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전 세계에 동일하게 작용되지 않는다. 당신의 박물관이 경험할 미래는 오늘날 당신이 경험한 것의 대부분을 포함하게 될 것이다.


네바다 미술관(The Nevada Museum of Art)과 롱 나우 재단(Long Now Foundation)은 미술가이자 실험 철학자인 조나단 키츠(Jnathon Keats)에게 센츄리 오브 브리슬콘(Centuries of the Bristlecone)의 제작을 의뢰했다. 이 작품은 브리슬콘 소나무를 사용해 5,000년의 시간 경과를 기록할 수 있는 살아있는 달력 프로젝트이다. (사진: 워싱턴 브리슬콘에서 이안 본 콜러(Ian von Coller)가 촬영, 컨셉 이미지와 렌더링: 조나돈 키츠)

선택

기획의 목표는 조직이 수동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박물관 기획자의 선택은 가능성의 원뿔을 통과하는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선택은 훗날 박물관의 내부 조직이 미래에 직면할 상황에 적응하는 것에도 영향을 미친다. 조직은 알 수 없는 미래의 상황과 마주하고 있지만 통찰력 있는 계획을 수립하여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대응할 수 있다.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

⦁변곡점(특정 시나리오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기)을 인식하고 그에 따라 대응 방향을 전환한다.

⦁부정적인 결과와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가능한 한 낮추기 위한 방안을 마련한다.

⦁원하는 미래(조직, 지역사회, 국가가 지향하는 것)에 대한 비전을 구상하고 그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파악한다.

전략적 계획과 실천방안의 통합

예상되는 특정 미래에 기초한 계획은 기본 가정이 틀렸을 때 틀어지고 실패하기 쉽다. 전략적 계획의 상당수는 경제 변화, 대중 취향의 변화 혹은 신기술이 예상치 못한 도전과 기회를 제공할 때 쓸모없어지고 만다.

반대로 세계가 변화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을 인지하는 계획은 탄력적이다. 이러한 계획은 돌발 상황과 후속 계획도 포함하고 있으며 우연한 발견도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유연하다. 다양한 미래를 고려하여 계획하는 습관은 민첩하고 대응력이 뛰어나며 변화에 대처하는 기술이 뛰어난 조직 문화를 양성한다.

전략적 통찰력을 지속적인 기획 과정에 접목할 수 있다면 이를 통해 박물관이 마주할 수 있는 변화와 상황을 제어하는 것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박물관은 내년 1년을 보고 “계획서”를 작성할 것이 아니라 향후 20년 동안 세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어느 정도 예측하면서 내주, 내달, 내년, 5년 뒤를 위한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행동 프레임워크

전략적 통찰력의 네 가지 핵심 요소인 스캐닝, 의미 탐구, 비전 창조, 선택은 어떤 규모의 박물관에도 적용할 수 있다. 규모가 큰 박물관은 프로세스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고 외부 전문가를 고용해야 하겠지만 소규모 박물관은 기존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어느 정도의 시간만 투자해도 전략적 통찰력을 의미 있게 사용할 수 있다.

박물관의 규모나 예산에 관계없이 다음 7가지 단계를 통해 통찰력 있는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1. 통찰력이 무엇이고 박물관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같은 마음으로 이해한다.

2. 이사진과 직원(배치), 프로세스(의제, 팀, 규범), 시스템(기획, 평가)을 통해 조직에 통찰력을 적용한다.

3. 전략적 통찰력을 담당하는 전담팀(부서 간 모든 직급의 직원)을 구성하여 중요 동향과 불확실성을 모니터링하고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파악한다.

4. 박물관과 지역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동향과 사건을 파악한다.

5. 박물관 분야(참고 자료*)에 대한 기존 자료를 이용 또는 적용하거나 직접 작성하여 이러한 동향과 사건에서 비롯될 수 있는 미래를 탐구하는 명확한 네 가지 시나리오를 고려한다. 시나리오를 현재 상황에 맞춰 적절하게 수정해서 활용 가능한 상태로 유지한다.

6. 이러한 시나리오에 맞춰 전략을 구상한다(여러 상황에서 효과적인 전략은 무엇일까?, 미래에 직면할 수 있는 상황이 보다 명확해지면 어떤 전략을 실행할 것인가?)

7. 통찰력에 기반을 두고 환경 변화에 대응하며 정기적으로 수정하면서 지속적인 기획 프로세스를 실행한다.


Newport Art Museum

박물관 사례

2016년 캐털라이징 뉴포트(Catalyzing Newport) 프로젝트는 뉴포트 미술관(Newport Art Museum), 로드아일랜드 역사학회(Rhode Island Historical Society), 국제 테니스 명예의 전당(International Tennis Hall of Fame), 뉴포트 카운티 보존회(Preservation Society of Newport County) 등 문화단체의 도움을 받아 훗날 뉴포트에서의 삶과 일은 어떨까 라는 상상으로 “2061년 시장 집무실(Mayor’s Office 2061)”이라는 팝업 설치물을 제작했다. 이들은 미래학자 제이크 더너건(Jake Dunagan)이 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현지 박물관 직원, 예술가, 학생들과 함께 해수면 상승이 뉴포트 지역사회에 끼치는 영향을 대중들이 상상할 수 있도록 작업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로드아일랜드 인문학협회(Rhode Island Council for the Humanities.)의 후원을 받아 진행되었다.

2019년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류스 대학교의 워들러 박물관(Wardlaw Museum) 직원들은 새 건물의 개관을 앞두고 부정적인 결과 도출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통찰력 도구를 활용했다. 캐이티 이글레톤(Katie Eagleton) 관장은 “이와 같은 접근법으로 박물관의 운영과 미래에 대해 고민함으로써 우리 팀이 창의적으로 생각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떠한 일이 발생하더라도 팀으로서 기술과 아이디어를 결합해 충분히 해쳐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네바다 미술관(Nevada Museum of Art)과 롱 나우 재단(Long Now Foundation) 은 컨셉 미술가이자 실험 철학자인 조나돈 키츠(Jonathon Keats)에게 의뢰해 센츄리즈 오브 브리슬콘(Centuries of the Bristlecone)이라는 설치물을 제작했다. 네바다주 워싱턴산 꼭대기인 롱 나우에 위치한 이 살아 있는 달력은 실제로 살아 있는 브리슬콘 소나무를 이용하였다. 나무가 자랄 때 돌기둥을 뒤집어서 5,000년에 걸친 시간을 측정할 수 있다. 키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브리슬콘 소나무는 인류세에서 인간의 활동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이 살아있는 달력의 의미는 인간이 가져오는 환경 변화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 문화, 기술, 경제, 환경, 정책에 대한 뉴스를 제공하며 박물관의 스캐닝을 지원하는 무료 주간 전자 뉴스레터이다.
  • and Culture Sector (The Wallace Foundation, 2020). Wallace Foundation 에서 발표하고 AEA Consulting에서 개발한 이 보고서와 도구는 COVID-19 유행, 사회 정의 운동, 기후 변화, 신기술, 기타 예상치 못한 상황의 광범위한 영향을 포함해 다양한 불확실성으로 점철된 미래를 위한 계획에 도움을 주도록 만들어졌다.
  • 경제성장, 보건문제, 정치 붕괴, 사회변화를 연구하는 네 가지 포스트 팬데믹 시나리오.
  • 2022 (The Millennium Project, 2020). 2022년 1월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이 시나리오는 COVID-19 사태에서 최악의 상황, 최선의 상황, 가장 확률 높은 상황을 예측해 보았다.
  • 이 보고서는 COVID-19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대해 지금까지 발견한 정보를 요약하고 심각한 불확실성을 식별하며, 시나리오를 이용하여 기획하는 방법을 제공한다.
  • 박물관 기획을 지원하는 네 가지 잠재적 미래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2025년에 대한 4가지 시나리오

여기 네 가지 짧은 시나리오에 팬데믹 이후 2025년의 세계는 어떨지, 그리고 박물관이 서로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에 관한 생각을 담았다. 간단한 스케치일 뿐이지만 긴 내러티브의 초석으로 삼아 미래를 그려보고 박물관의 대응 방안을 상상해 볼 수 있다.

성장(GROWTH) 일상으로의 복귀

미국은 심각한 피해를 입었지만 필수 시스템과 기반 시설은 거의 손상되지 않은 상태로 COVID-19의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효과적이고 적절하게 공급이 이루어진 백신과 안전한 행동을 촉구하는 국가 캠페인 덕분에 2021년 COVID-19는 효과적으로 통제되었다. 2025년, 아직 경제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한 가운데 연방 차원의 강력한 금융구제 정책은 장기 불황으로 인한 부도를 최소화하고 고용을 증가시켰다. 하지만 COVID-19는 지울 수 없는 영원한 흉터를 남겼다. 학생들이 공립학교 대신 사립학교로 몰리면서 부에 따른 교육 격차가 더 벌어졌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구매가 일상이 되면서 도심은 텅 비어 버렸다. 반면 빈곤층과 농촌 지역의 인터넷 접근성을 개선하려는 노력으로 디지털 격차는 크게 줄어들었다.

이 시나리오에서 박물관은 새로운 제약조건과 함께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수정하게 된다. 국제 관광업은 아직 회복되지 않았고 관광객들은 여전히 많은 인파를 꺼려하고 있다. 박물관 관람객층은 더 젊어지고 지역민 위주이며 더욱 줄어든다. 이런 억압된 경제 환경에서 기존의 모든 수익원은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박물관은 선구매 할인, 데이터 분석과 같은 방법을 사용 통해 디지털 제품과 서비스의 수익 극대화에 더 능숙해진다.

위축(CONSTRAINT) 상호 의존

COVID-19를 통해서 특정 지역사회에 식품, 교통, 관리, 도시 서비스 같은 중요 시스템을 지원하지 못하는 국가의 허점이 드러났다. 미국 행정부는 여기서 교훈을 얻어 2021년 미국의 회복력과 지속 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해 “미래부 장관”이라는 직위를 만들었다. 그 결과 신(新)뉴딜 정책에서는 민영화를 벗어나 교통, 교육, 국민 의료, 공립 대학 같은 필수 서비스는 공공 자금 지원으로 돌려놓았다. 국가적으로 의무화된 최저임금은 이제 지역 여건에 따라 결정되는 생활임금으로 구성된다. 많은 주립대와 연방의 지원을 받는 대학은 연방 정부의 추가지원으로 등록금이 무료가 되었다.

이 시나리오에서 박물관은 COVID-19의 피해로부터 지역사회와 경제 재건을 지원하고 21세기에 계속되고 있는 혼란으로부터 사회를 보호하는 안정된 부문으로 부상한다. 박물관은 공공 서비스로 인정받아 지역, 주, 연방 정부에게서 많은 지원을 받는다. 박물관이 국민의 건강과 복지에 기여한다는 이유로 의료 업체 뿐 아니라 지역사회 내 박물관의 역할을 중시하는 개인, 기업, 자선단체로부터 지원을 받는다. 박물관의 1/3은 공립학교 시스템 내부에서 교실이나 선생님 같은 역할을 공식적으로 담당하면서 지원을 받는다. 박물관은 관람객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대한 처방전을 작성해주고 그 비용을 보험으로 처리하여 추가 수익을 올린다.

붕괴(COLLAPSE) 생존 모드

세계적으로 COVID-19가 5년 동안 지속되면서 미국에서는 “COVID 부정론”이 득세하며 백신, 마스크, 사회적 거리두기를 거부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 결과 전염이 퍼지면서 도시와 주에는 지속적인 폐쇄(lockdown) 기간이 필요하게 되었다. 버몬트주, 뉴햄프셔주, 메인주는 연합하여 주 방위군이 국경 지대를 순찰하며 검사와 격리를 강화하는 “북뉴잉글랜드 코로나 프리존(Northern New England COVID-Free Zone)”을 만들었다. 유럽연합은 미국인의 여행을 제한하고 있으며 국제 관광 유입은 팬데믹 이전의 10퍼센트에 불과하다. 초등학교에서는 원거리 학습을 장기적으로 실시하여 많은 학부모(대다수가 여성)가 아이를 돌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직장을 그만두어야 했다. 경제적 압박이 계속되면서 전국의 중소기업 40퍼센트가 문을 닫았고, 그 결과 주정부와 지방정부 세수가 고갈되었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미국 박물관의 20퍼센트가 2020~2050년에 완전히 문을 닫았고 살아남은 곳도 보유 재정이 고갈된 상태이다. 높은 실업률로 박물관 임금은 더 낮아졌고 박물관 상당수가 “돈이 되지 않는 분야(교육, 연구, 보존)”의 운영을 중단했다. 2025년 박물관이 그나마 가장 의지할 수 있는 후원자는 기부자, 자선 재단, 팬데믹에도 불구하고(혹은 때문에) 번창하고 있는 거대 기업들이다.

전환(TRANSFORMATION) 시민 박물관 종사자

기업가들이 전염병에 걸리지 않는 노동력에 투자하면서 2021~2025년 사이에 미국의 일자리 5개 중 하나는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대체된다. 미국은 대량 실업으로 인한 재정적 피해를 완화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2022년 주거와 음식 등 기본적인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보편적 기본소득 제도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의미 있는 일이라면 무급으로 일하겠다는 사람이 급증했다. 직업은 없지만 경제적으로 안정된 사람들이 봉사활동을 통해 개인적 성취감을 얻었다. 정부는 2023년 미국 문화 기업을 출범하고 예술, 문화, 역사, 과학 프로젝트 지원에 봉사자들을 참여시켰다.

이 시나리오에서의 박물관에서 종사자들은 지역사회의 인종적, 민족적 인구통계를 면밀히 반영한 봉사자들로 구성된다. 전통적으로 박물관 예산의 70퍼센트까지 차지했던 전체 임금을 줄임으로써 “시민 박물관 종사자들”은 박물관을 더 평등하고, 낮은 예산으로 유지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곳”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사용하고 남은 예산은 최저 임금을 올리는데 사용한다. 무료 입장료, 무료 또는 저렴하게 운영되는 프로그램과 서비스가 표준이 되고 자원봉사자의 증가, 근로소득에 대한 의존 감소를 통해 박물관은 불황 속에서도 재정적으로 덜 취약할 수 있다.


원문링크 https://www.aam-us.org/programs/center-for-the-future-of-museums/trendswatch-navigating-a-disrupted-future/

· 「뮤지엄 커넥션」은 문화체육관광부의 국고지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 본 자료의 원본 저작권은 미국박물관협회(AAM)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