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박물관] 학창, 시절인연

대구교육박물관 개관 3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시회가 열린다. [학창, 시절인연]이라는 이름의 기획사진전으로, 시민들을 ‘추억의 시간’ 속으로 데리고 갈 예정이다. 대구교육박물관 소장 사진과, 시민공모전을 통해 전문가가 가려 뽑은 총 100여 점의 귀한 사진, 그리고 소장한 관련 유물을 함께 보여주면서 ‘추억은 생생하지만, 모습은 엄청나게 변해버린 그 시절’을 함께 하는 시간을 가져보자는 의도이다.

학창(學窓)이란 ‘배움의 창가’라는 뜻으로, 교실이나 학교를 이르는 말이다. 학교(School)의 어원인 스콜레(Scholé)도 ‘여가’라는 뜻으로, 언제나 즐거운 추억를 소환해낸다. 추억은 유물 이상의 가치를 지닐 수 있어서, 당시의 사진 한 장 만으로도 시대를 관통하는 어떤 느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시절인연’이란 말은 불가(佛家)에서 나온 말로, ‘기회와 때가 올 때, 일이 이루어지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학창, 시절인연]은 학창의 기억이 자랑스러워지고 그 추억들이 단단한 생각으로 맺혀질 때, 이름값을 하게 될 거라 믿고 붙여본 이름이다.

[학창, 시절인연]은 그야말로 ‘추억은 머물고 그 마음은 통했던’ 시절을 정면으로 마주할 기회를 제공하는 전시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장은 3가지 소주제로 나눠져 다양한 사진과 유물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데, 일반적인 사진 외에도, 경주 불국사, 첨성대, 분황사와 대구 달성공원, 계산성당 등에서 찍은 옛날 사진으로 여태 변하지 않은 현재의 풍경을 찾아가 ‘격세지감’을 느끼도록 만들어 본 특별한 사진들도 공개하고, 대구 근대사진연구소가 소장한 구왕삼, 박영달, 배상하 선생 등 대구와 경북의 근현대 사진가들의 걸작도 주제에 맞춰 선정, 전시한다.

게다가 지금은 옮겨져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학교들의 옛 풍경을 영상으로 다시 만나게 하고, 특별한 음향장치를 통해, 귀에 쟁쟁한 삼일절, 광복절, 개천절 등 기념일 노래, 국민체조, 수업 종소리, 운동회 응원가, 등하교 행진곡 소리와 잊을 수 없는 교과서 속 동요들도 감상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된다. 그 외에도 동네사진관처럼 특별한 공간을 꾸며, 추억을 되새기며 기념사진을 찍고 SNS로 함께 나눌 수 있는 포토존도 준비되어 있다.

[학창, 시절인연]에서는 일제강점기 평양수학여행 풍경과 한국전쟁 당시 신천변 감나무밭 노천교실부터 AFKN 스튜디오 방문 여고합창단 녹음장면 등에 이르는 ‘놀라운 순간’들을 만날 수 있으며, 소풍길, 운동회, 가정방문, 교실청소, 경로잔치, 웅변대회 등 이루 셀 수 없을 정도의 소담스러운 풍경이 살갑기 그지없다.

모두에게 학창 시절의 한순간 한순간이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전시장을 찾는 그 누구라도 입학부터 졸업까지,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100여 종의 행사를 치르며 지내 온 열두 해 시간을 차분하게 생각해보고, 동행하는 가족들과 얘기를 나누는 기회를 소중하게 여기리라 생각한다. 사진과 유물로 다시 만나는 [학창, 시절인연]을 통해 ‘낯익은 천국, 학창 시절’을 잠시나마 기억해내는 것만으로도 코로나19 등으로 힘들어진 요즘의 어려운 상황 쯤은 훌훌 벗어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기획전 [학창, 시절인연]을 준비한 대구교육박물관 김정학 관장은 “사진이란 것은 모일수록 객관적이었다. 작고, 빛바랜 사진들이 시간을 기록하고, 마침내 담담한 역사를 만드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그 무엇과도 비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사진으로나마 지역교육사 발굴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준 것은 획기적인 일”이라고 평가하면서, “지역사회의 잊혀진 역사복원을 위해 사진을 비롯한 소중한 기록물 등의 발굴 작업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대구교육박물관 기획전시 이상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로 개관 3주년을 맞는 대구교육박물관은 2년여의 준비 끝에 지난 2018년 6월 15일, 옛 대동초등학교 자리에 5개의 전시실과 7개의 체험실, 문화관과 체험관을 갖추고 문을 열었으며, ‘마음이 통하는 교육콘텐츠의 탄생’을 기치로 지난 3년 동안 7회의 기획전을 비롯, 다양한 학술행사, 체험학습행사, 문화행사 등을 치러내면서 지역민과 상생하고, 지역 역사교육의 자리매김에 이르기까지 제 본연의 기능을 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