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 박물관인상 수상자 인터뷰 – 원로부문 김영나 前 국립중앙박물관 관장

지난 5월 17일(월) 한국박물관협회가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개최한 <제24회 전국 박물관인대회>에서 박물관인 최대의 영예인 자랑스런 박물관인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수상한 영광의 주인공 중 원로부문 수상자인 김영나 前 국립중앙박물관 관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자랑스런 박물관인상 원로부문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 부탁드립니다.

자랑스런 박물관인에 선정이 되어 정말 영광스럽습니다. 원로부문이라고 그래서 제가 벌써 원로가 되었나? 하고 약간 놀랐습니다. 저는 덕성여자대학교박물관, 서울대학교박물관을 거쳐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으로 박물관에 몸을 담았습니다. 그동안에 제가 배운 지식과 경험을 현장에 적용해서 정말 보람이 있었습니다. 그것만 해도 즐거웠는데 이렇게 상까지 받게 되어서 정말 감사합니다.

Q. 관장님께서는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으로 계시면서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역량 강화와 지속적인 발전의 토대를 구축하셨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중점을 두신 부분은 어떤 것이셨나요?

박물관은 가장 박물관 다울 때 빛이 난다고 생각합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다양한 전공자가 각자의 연구 분야에 매진하면서도 교류와 협력을 하는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하나의 아이디어를 여러 사람과 나눠 피드백을 받게 하여 더욱 풍성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각 영역의 문턱을 낮추고자 하였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자칫하면 좀 지루해질 수도 있어 전시공간을 흥미롭고 세련되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안내시스템, 전시 디스플레이, 조명 또는 편의시설 들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보이도록 개선하고 노력했습니다. 그러한 것은 향후 관람객도 많아지고 여러 가지 수요가 많아질 것을 대비하는 노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국제교류에도 힘을 실었습니다. 국가 간 경쟁 시대를 맞아 세계 10위의 경제권을 지닌 나라의 대표 박물관으로서 국력에 맞게 성장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그래서 국제교류를 하면서 세계 유수의 박물관과 협력하여 그들의 노하우를 배우고 우리의 문화도 세계에 알리고자 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Q. 관장님께서는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는 세계문명전을 지속하여 개최하며 국제교류와 국민의 문화향유 증진에 크게 이바지하셨습니다. 현재 팬데믹으로 인해 활동이 위축되고 있는데 박물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이 부분은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박물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실제 작품과 유물을 보는 ‘시각 경험’입니다. 오늘날의 상황에서는 온라인 콘텐츠를 통한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을 불가피하게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박물관에서 테크놀러지를 어느 정도로 사용하여야 하는지는 지금까지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어왔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한 글로벌 팬데믹을 맞아 이러한 문제는 더욱 부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물관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장소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유물과 작품의 현존성이 가장 중요한 가치인데 활발하게 진행되는 온라인을 활용하여 오프라인과의 적정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경험을 중심으로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관장님께서는 앞으로 박물관이 어떠한 시각을 갖고 관람객에게는 어떤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전시를 관람하거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집으로 돌아갈 때 무언가를 배웠다는 기분 좋은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좋은 기억이 쌓여 추억이 되면서 관람객이 박물관을 자주 방문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또 아직도 박물관하면 보수적인 곳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지금은 굉장히 개방적이고 미래적인 공간으로 변했고 모든 면에서 열린 공간이 되어 간다고 생각합니다. 박물관은 팬데믹으로 해외를 나갈 수 없는 지금 세계의 문화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우리문화와 세계를 연결하여 세계 속의 우리를 생각하게 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Q. 관장님께서는 한국과 세계미술사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끊임없이 하고 계십니다. 이러한 열정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호기심이 아닐까 합니다. 제가 미국에서 10여 년간 지내면서 공부라는 것이 참 재밌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서양미술사를 전공하였는데 그러면서 수많은 작품과 작가를 공부하면서 ‘왜?’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생겼고 그것에 대한 답을 찾는 호기심이 저를 활동하게 합니다.

Q. 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박물관 현장에서 나와 그동안 못했던 책을 쓰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한국 근대 미술에 관한 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 관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대학에서 쓸 수 있는 기본서를 마련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여 집필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많은 후학들이 우리 근대 미술에 관한 연구를 더욱 발전시키기를 기대합니다.

Q. 대표적인 박물관계 원로로서 우리나라의 문화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 하고 있는 후배 박물관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박물관인들은 한 가지 분야를 깊게 파고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모든 분야의 경계가 무너지고 융합이 되는 시기인 만큼 박물관인들도 그런 개방적인 자세를 갖고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을 갖기를 바랍니다. 그러다 보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고 아이디어가 떠올라 더욱 훌륭한 박물관인이 되어 우리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