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다미술관] 방치된 수많은 도시공간의 재생 가능성을 보여주는 건축문화예술공간

# Re, Born

Space Of Design and Architecture 의 약자를 딴 소다(SODA)미술관은 디자인, 건축, 예술의 영역을 넘어 다양한 문화 컨텐츠를 담는 미술관으로서 2015년 4월에 개관한 화성시 사립미술관이다. 아파트 단지 내 자리 잡은 독특한 입지요건처럼 소다미술관은 태생부터가 남다르다.

소다미술관은 본래 입지조건의 변화와 도시개발의 지연 등으로 공사가 중단되어 철거위기에 놓여있었던 대형 찜질방이었다. 철거를 하기에도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는 상황. 그렇다고 그대로 둘 수도, 화성시나 건축주에 다른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이 미완의 건축물은 밤이 되면 으슥해지는 분위기와 함께 도시 슬럼화의 주범으로 낙인찍혀 인근 주민들마저 외면하는 상황이었다. 그 무렵 건물을 되살리고자 건축주와 손을 잡고 설계를 맡은 권순엽 (에스오에이피soap 대표) 건축가는 가장 효율적이면서도 침체된 지역에 사람을 모으게 할 공간으로 재탄생 시킬 ‘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

# soda story

건축가는 지역의 장소성과 소다의 스토리를 디자인에 담아내어 기존의 미술관과는 차별화된 공간 구조를 구상했다. 기존의 건물 골조를 그대로 살려 내부 전시 공간을 구성하였고 건물 외관도 마감을 전혀 하지 않은 덕에 찜질방 건물로 지어지던 당시의 모습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건물 일부의 천장을 뚫어 하늘이 보이는 지붕 없는 전시장 (roofless gallery), 2층의 넓은 루프탑(roof deck) 공간 등 소다만의 특이한 공간 요소를 재미있게 살려냈다.

속살을 드러낸 콘크리트 벽, 컨테이너를 이용해 공간을 구성한 미술관은 마치 동네 마실 나가듯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미술관,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미술관으로 변화했다. 더불어 소다는 젊은 창작자들의 열정을 담고 인근 지역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함으로서 새로운 도시 재생의 활기를 불어넣은 것이다.


2020 소다미술관 기획전시 <디어식물 : 느슨한 연대> 展
 

#전시장

찜질방의 형태를 그대로 살린 건물은 분절된 형태로 남아있는 구조를 각각의 ‘방’으로 구성하여 다양한 예술 문화 컨텐츠를 담아내는 캔버스로 해석하였다. 그 첫 번째 캔버스는 주기적으로 새로운 자체 기획전이 전시되는 1층 실내전시장이다. 거의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입장 티켓을 발권 후 실내전시장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찜질방으로 설계되었을 당시 남탕으로 활용될 공간이었다는 점을 상상하면 중간에 움푹 움푹 파인 전시장의 모습이 낯설지가 않다. 보통 평면 구조로 구성되어있는 다른 미술관들과 달리 오르락 내리락, 자연스럽게 옮겨지는 발걸음을 따라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소다미술관에서 기획하는 다양한 전시 주제를 통해 바쁜 일상에서 깊은 사유의 시간을 누릴 수 있다.


2019 소다미술관 기획전시 <사물의 집 : House of things> 展

#야외갤러리

실내전시장을 관람한 뒤 로비로 나온 관람객들은 햇빛이 전면으로 들어오는 넓은 통 유리문을 밀고 나가게 되는데. 그곳에 젊은 건축가들의 상상력이 응축되어 각기 다른 작품들로 표현되는 야외갤러리(roofless gallery)가 마련되어 있다. 흔히 사람들이 찜질방 하면 떠올리는 각종 테마방 (녹차방, 재스민방, 맥반석방 등) 이 해당 공간에 위치할 예정이었고 그 덕에 분절된 건물 구조가 그대로 드러난 독특한 전시장으로 탈바꿈되었다.

재미있는 미술관이어야 관람객을 만족시킬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다양한 콘셉트를 갖춰야 한다. 미술작품이 서로 다 다르듯이, 다양성을 갖춘 미술관의 다양한 공존을 통해 미술세계가 다양성의 끝판왕이라는 걸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국내 미술관들은 다양성이 떨어진다. 소다미술관은 기존 미술관을 답습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기존의 관습적인 분위기의 미술관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천장을 과감히 도려낸 야외갤러리는 미술관 개관 이래로 ‘인생샷’을 찍기 위한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공간이다. 날이 좋으면 좋은 대로, 궂으면 궂은 대로, 뻥 뚫린 천장의 존재만으로도 하나의 화폭이 되는 야외갤러리에서는 시기별로 달라지는 건축 기획전이 마련되고 상설작품으로 노순천 작가의 <노천탕 속의 사람>이 설치되어 있다. 차가운 콘크리트 벽을 따뜻한 노천탕으로 변화시켜 보기만 해도 흐뭇하게 웃음이 지어지는 이 작품은 미술관의 시초를 잊지 않으려는 기록이자 소다미술관이 추구하는 가치관이 담긴 작품이다.

#스카이샤워장

미술관과 샤워장? 이 이질적인 두 요소가 소다에서 만났다. 소다는 애초에 찜질방을 계획했기에 충분한 수자원을 확보하고 있었다. 정황상 찜질방이 완공까지 이르지는 못했지만 마음껏 쓸 수 있는 온천수를 그대로 묻어두기에는 아깝다는 생각 끝에 아이들이 많이 방문하는 소다의 특징을 살려 현재 미술관의 시그니처 프로그램인 ‘스카이샤워‘가 탄생하게 되었다.

하늘을 그대로 담은 야외갤러리를 거닐다 보면 어느새 잔디밭 쪽으로 뚫려있는 작은 방 같은 공간으로 들어서게 되는데, 이곳이 하절기마다 시원하게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는 스카이샤워장이다. 아이들은 이 체험을 위해 우비와 장화를 채비한 채 미술관에 방문하고 부모님들은 야외테이블에 앉아 맑게 웃으며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누릴 수 있다.

#2층 Rooftop (roofdeck)

전시, 행사, 모임 등 다용도로 사용되는 2층 공간은 입구에서부터 뻥 뚫린 전경이 이목을 사로잡는다. 하늘과 맞닿은 이 루프 데크에서는 곳곳에 놓여있는 나무벤츠에 앉거나, 혹은 층층이 나누어진 데크 구석구석에 걸터앉아 커피한잔을 즐기며 여유부리기 가장 좋은 곳이다.

천장이 없는 덕에 계절감을 한껏 느낄 수 있고 해가 지는 시간이면 서쪽으로 물드는 노을빛이 장관을 이룬다. 양 옆에 하나씩 설치되어있는 컨테이너는 화성시 곳곳에 물류센터들이 유독 많다는 점을 착안해 특유의 지역성을 상징하는 의미로 컨테이너를 또 하나의 공간으로 확산시킨 것이다. 각각의 박스에서는 1층의 전시가 이어지기도 하고, 소모임 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하며 커플들의 사진명소가 되기도 한다.

#SODA WILL BE

‘소다는 버려진 것들의 선순환 틈에서 재발견된 문화 예술 공간이다.’

‘소다는 최초의 목적이 달랐던 공간이 재생산된 공간이다.’

‘소다는 일상을 예술로 변화시키기 위해 끊임없는 고민과 해석을 시도할 것이다.’

앞으로도 소다는 도시 전체를 미술관으로 변화시키는 모토를 갖고 일상 속에 숨어있는 가능성, 창조성을 다시 숨 쉬게 만드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끊임없이 생산해 낼 것이며, 젊은 창작자들, 인근 주민들, 타 지역의 관람객들이 계속해서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문화예술앵커 공간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