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시대, 새로운 유물교류 사례

김성국_코리아트서비스 대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20년 3월 11일 팬데믹을 선언했다. 거의 1년이 지난 지금도 코로나 19는 그 위세를 떨치고 있고 백신이 보급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세계인구의 절반 이상이 접종할 수 있거나 백신 접종을 했던 사람들로부터 집단면역의 반응이 오기까지 앞으로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지난 2020년 12월 14일 영국 정부는 코로나 19 관련 제한조치를 3단계로 높였다. 영국뿐만이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거의 비슷한 팬데믹이 발생하고 있으며 그동안 소수의 인원만이 박물관 미술관에 입장할 수 있었던 1, 2단계와는 달리 3단계부터는 기관 전면 폐쇄로 인하여 관람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다. 이러한 현상은 유럽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 모두가 겪는 일이고 우리 국민도 겪어 내여야 할 운명적 현상이 되어 버렸다.

국내에서도 2.5단계의 지속이 연장되고 있는 분위기는 우리 또한 이와 같은 현상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이렇듯 록다운 현상이 지속하여 반복되고 있는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미술행정에도 변화가 있다. 비대면·비접촉의 “언택트(un-tact)”를 넘어 온라인을 통해 대면하는 “온택트(on-tact)”로 변화하는 것이 그 혁신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전시회를 기획하는 전시기획자도 국가와 국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면서 그 교류 속에서 정보를 구하고 작품과 작가를 소개받고 그들과 소통하면서 작품을 이해하고 연구하면서 그 속에서 자신의 기획 의도에 맞는 작품을 찾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하여 모든 교류가 멈추어 짐에 따라 온라인으로만 소통하며 전시를 준비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전시행정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도 전시행정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한 팬데믹은 염두에도 없던 지난 2019년에 기획된 특별전인 <베트남 국립역사박물관 소장품전>은 베트남의 구석기 발굴품부터 19세기 청동, 도자, 토기, 석기, 조각, 공예품 등 50~60여 점을 국내로 반입하여 2019년 3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기증관 가네코 가즈시게실에서 전시회를 성황리에 개최하였다. 전시가 마무리되고 대여유물의 반환 시기가 도래할 때쯤 코로나 19로 인하여 유물의 반·출입을 담당하고 있는 양국의 담당 학예사들의 대면 교류가 어렵게 되면서 대여유물의 반환업무가 난관에 봉착하게 되었다.

유물 대여 시 계약조항에는 유물인수 및 반환 절차 가운데 양국의 전시 담당자가 만나 함께 유물을 검수하고 반환할 때까지 호송을 진행하는 절차를 포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코로나 19로 인하여 베트남의 담당자가 국내로 입국하기가 어려워졌고 이에 따라 대여유물의 반환업무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국립중앙박물관 담당자도 전시가 종료된 이후 대여유물의 반환기한이 도래하면서 이를 처리하는데 부담스러웠을 것이며 베트남 국립역사박물관 측 역시 소장유물의 빠른 환수를 고대하고 있었기에 양국은 상호 협의하여 비대면 방식으로 유물 반환 작업을 추진하였다.

유물의 검수 작업 및 포장작업 시 인터넷을 통하여 실시간으로 생중계를 하였고 베트남 측에서도 유물에 대한 설명과 요구사항을 실시간으로 요청하면서 현장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유물 포장, 운송 전문회사의 작업자에게 전달하여 작업과정을 세밀하고 엄격하게 관리 하면서 유물 검수 및 포장작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후 대여유물을 베트남 국립역사박물관까지 무사히 반환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 유물 포장 및 운송을 담당한 필자와 관계자들은 실제 양국의 담당자 입회하에 작업하던 기존방식과 큰 차이가 없다고 느꼈다. 오히려 모든 순간을 녹화하고 실시간 소통하는 방식이라 더욱 긴장하며 작업을 진행하였다.

이것은 언택트 시대에 국외 대여유물을 반환하는 작업 가운데 국내 최초의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예전 우리 유물의 국외전시 후 환수 시 비대면 작업으로 진행했던 경험이 있는 필자가 이번에는 국외 대여유물의 반환 작업을 최초로 비대면으로 진행하면서 양국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 앞으로 전시를 주최하는 박물관, 미술관에서도 온라인 비대면 프로그램이 새로운 화두가 되는 코로나 19 이후의 시대에 대응하여 변화해 가는 본보기가 될 것이다.

코로나 19는 아직 3차 대유행의 사태를 보이고 전 세계에 집단면역이 생기기 전까지 우리는 지난해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암울한 시기에 처해 있다. 하지만 이 시기를 전환의 기점으로 삼고 전 세계에 있는 박물관, 미술관에서는 새로운 방법을 통해 문화예술기관으로서 지역사회를 지원하고 문화 활동을 통해 모두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게 도와주는 역할을 끊임없이 이어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