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특집] 코로나19를 대하는 뮤지엄의 자세 ①

최은주_대구미술관 관장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과 관련한 세계적 통계는 끔찍하다. 확진자 수 1천 9백만 명, 사망자 71만 2천 명, 아마도 현재 지구에서 생존하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물론 1920년 이전에 출생한 장수인들을 제외하고)은 일찍이 이런 팬데믹(Pandemic) 현상을 경험해 본 적이 없었지 싶다. 매일 밤, 코로나19에 관련된 수치를 알려주는 대구시 재난안전과의 문자를 보면서 일과를 마무리해 온 지 어언 6개월이 경과했다. 8월 7일 0시 기준으로 대구시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6,943명으로 완치 6,846명, 치료 중 9명, 사망 187명이다.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4,519명으로 완치 13,534명, 치료 중 673명, 사망 303명이다. 작성일 이후로는 2차 대유행에 가깝게 확진자 수가 폭증하고 있다. 최근 대구에서의 일일 확진자가 0~3명 수준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대구의 상황이 그만큼 안정 국면에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수치는 코로나19 발생 초기 한국에서 이 기이한 전염병이 대구를 중심으로 창궐했었다는 것을 분명히 기록하고 있다. 역시 8월 7일 0시 기준으로 전체 확진자 수의 47.8%, 사망자 수의 61.7%를 대구가 차지했다.

 

우리의 일상이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여 너무 많이 변했고 또 이와 관련한 수많은 분석과 주장들이 실시간으로 쏟아지고 있기에 이와 관련한 언급은 피하기로 하겠다. 대구의 시립미술관인 대구미술관은 대구시의 상황이 악화하기 시작했던 지난 2월부터 약 3개월을 휴관했다. 휴관에 따른 심각한 고민이 줄을 이었고 재개관까지 많은 선택의 과정이 있었다. 재개관 후 미술관은 여름 시즌을 위한 4개의 전시 프로젝트를 개방했고 지금은 미술관의 거의 모든 프로그램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 지면을 통해 대구미술관이 무엇을 위해 어떻게 고군분투했는지를 이야기해보려 한다. 사실 완벽한 계획이란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이었다. 처음 겪어보는 일이기에 어떤 일을 어디에서부터 시작하여야 할까를 놓고 거듭해 묻고 상의해 가면서 지금의 단계에 놓여 있다고 말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만약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그것이 대구를 참혹한 상황으로 다시 몰고 간다면 대구미술관은 또 다른 선택을 해야만 할 것이다.

 

대구미술관 발열체크 및 입장권 발행 장면
대구미술관 발열체크 및 입장권 발행 장면

 

관람 방식의 변화

지난 2월에서 4월까지 대구지역에서는 코로나19가 매우 급속하며 파상적으로 전파되고 있었기 때문에 대구미술관의 최우선적인 선택은 미술관 문을 닫는 것이었다. 다른 지역 미술관이 어떻게 하는지를 살필 겨를조차 없었다. 중요한 판단의 조건은 공공 다중이용시설인 미술관이 코로나19의 또 다른 확산의 매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신념에 가까운 결단이었다. 그렇게 2월 20일부터 5월 20일, 대구미술관은 90여 일간 휴관했고 그 기간동안 재개관을 위한 여러 조건을 선제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세운 원칙은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방역 강화 및 철저한 대응체계 구축하기, 중앙안전대책본부의 단계별 사회적 거리두기(1단계 생활적 거리두기,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 맞춰 유동적으로 대처하기, 코로나 19로 지친 시민의 심리적 방역을 위한 힐링존(healing zone) 설치 등 다양한 대시민 서비스 제공하기 등이었다.

 

우선 전시장 운영방법을 온라인 사전예약과 관람 시간 및 인원을 제한하는 쪽으로 전환했다. 일일 관람 인원의 최대치를 200명으로 산정했고, 시간대별로도 입장 인원을 제한했다. 그 이유는 관람객이 일정 시간대에 집중되게 하지 않음으로써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전파를 최대한 억제하려는 의도가 있었다. 관람객들은 일일 총 4번에 걸쳐 제공되는 회차별 입장을 사전예약을 통해 신청해야만 했다. 회차별로는 최대 50명까지만 관람할 수 있도록 발권 시스템을 정비했다. 개방공간은 기획전시를 진행하는 1층과 2층 전시실로 한정했고 프로그램 성격상 대민, 대물 접촉이 많이 발생하는 교육실과 미술정보센터는 개방하지 않았다. 예약했더라도 마스크 미착용자와 발열·호흡기 등의 유증상자, 2주 이내에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 등은 관람을 제한했고 고위험군(고령자, 임신부, 만성질환자 등)은 방문을 자제해 줄 것을 권고했다.

 

대구미술관이 코로나19 관련 휴관안내한 페이지
대구미술관이 코로나19 관련 휴관안내한 페이지

 

시설관리 측면에서도 여러 가지 조치가 필요했다. 2m 거리두기를 위해 입·출구를 분리했고 로비 공간뿐만 아니라 전시장 바닥 면에 이동 동선과 감상 위치, 감상 간격 등을 스티커로 표시했다. 관람객의 신체 접촉이 예상되는 엘리베이터, 출입구 손잡이 등에는 항균(抗菌) 필름을 여지없이 부착하였다. 전시 입장 회차가 바뀌는 2시간마다 입, 퇴실 안내 및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알리는 안내방송을 시행했고, 10분씩의 소독시간도 마련했다. 이런 불편함에 대한 관람객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대기실을 마련한 것 역시 대구미술관이 시도한 여러 가지 방책 중 하나이다. 대구미술관을 방문하는 관람객은 강당에 임시로 마련된 대기실에 머물며 발열 체크와 설문지 작성, 코로나19 예방 홍보 동영상 관람 등의 과정을 거쳐 전시실로 입장할 수 있다.

 

근무자들에게도 코로나19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근무 조건들을 요구하였다. 특히 매표소 근무 직원들은 직원 보호용 아크릴 가림막이 설치된 매표대에서 반드시 마스크와 비닐장갑을 착용하고 매표업무를 수행하게끔 조치하였다. 이들을 비롯해 대구미술관에서 근무하는 모든 근무자는 미술관 내에서는 언제 어느 때라도 마스크 착용이 필수적이며 일일 2회 체온측정(09시, 13시), 개인위생수칙 준수, 근무 중 고열 발생 시 대응절차 숙지 등을 요구하였다. 대구미술관에 열감지기 카메라 1대, 손소독용 기계 5대, 비접촉 체온계 2개, 비상용 마스크 500개, 발판 소독매트 2개 등을 구비한 것도 코로나19 시대를 반증한다.

 


 

다음호에서 내용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