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의 중심을 꿈꾸는 박물관 ①

이한용_전곡선사박물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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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요구받는 박물관

오늘날의 박물관은 사회가 변화하고 발전함에 따라 유물의 수집·보관·전시 등의 전통적인 기능을 주로 수행하는 문화기관에서 탈피하여 다양한 방식의 교육 기능을 수행하는 평생교육 기관의 역할 강화 등 기존의 박물관이 담당했던 기능과 역할과는 차별화되는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맞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박물관은 그 기능과 역할을 다각화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시작했고 그 변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현대사회에서 변화와 확대를 요구하는 박물관의 기능 및 역할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교육 기능의 확대이다. 물론 과거에도 교육은 박물관의 주요 기능 중 하나였다. 하지만 사회가 다원화됨에 따라 기존 학교 교육으로는 일반 대중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는 문화교육을 수행하기에 역부족이라는 현실을 인식하면서 박물관 교육이 하나의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되었고 자연스럽게 박물관의 교육 기능에 대한 기대는 커지게 되었으며 그 역할은 강화되었다. ‘100세 시대’라는 슬로건에서 볼 수 있듯이 노년의 삶의 질에 대한 고민이 늘어나고 평생교육이 화두가 되는 현대사회에서 박물관의 교육 기능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특히 박물관 관람객 확충 및 만족도 제고를 위한 다양한 노력 가운데 비용대비 효과를 비교적 즉시 반영할 수 있는 박물관 교육 기능의 확대는 박물관의 변화 노력에서 필수적인 과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대중을 위한 문화서비스 공간의 역할이다. 대중들의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문화의 소비가 다양해지는 상황 속에서 더욱 다양한 형태의 문화공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공공문화서비스를 담당하는 박물관의 시설도 이러한 대중의 관심사를 반영하여 변화될 것을 요구받고 있다. 박물관은 유물을 수집 보관하고 전시하는 전시공간의 기능을 넘어서 하나의 공간에서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복합문화 공간으로 변화하여야 할 것이며 많은 박물관이 이런 시도를 하고 있다. 차를 마시고 공연을 보고 요가 수업을 받는 복합문화공간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박물관을 대중들은 필요로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박물관의 유지 운영을 위해서는 공공자본의 투여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대중의 욕구를 반영하는 박물관의 시설변화도 이제는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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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지역 사회 구성원의 향유와 휴식, 소통과 교류 등을 위한 기능을 수행하는 지역문화 커뮤니티 공간으로의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박물관은 더 이상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열린 운영을 통해 지역사회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지역사회와 연계되는 지역 커뮤니티 공간의 역할을 목표로 해야 한다. 박물관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도 지역사회와의 지속적인 소통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지역문화와 박물관

21세기는 세계화와 개방화의 시기이기도 하지만 지방분권화, 문화 세기의 도래 등의 측면에서 “지역문화” 진흥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역문화는 지역과 문화의 합성어이다. 지역이란 인간관계에 의해, 또는 지리적·행정적 분할에 의해 나누어진 일정 지역의 사회를 말하며, 어떤 공통적 또는 상호보완적 특성을 가졌거나 혹은 광범위한 지역 활동의 흐름으로 묶인 지리적으로 연속된 공간 범위를 의미한다. 과거에는 지역이 자연적, 지리적 경계를 가진 공동체였다면 현대의 지역은 주로 행정구역 단위로 구분된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지역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외부 지역과 구별되는 내부적 결집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사회 전반에 걸쳐 수도권에 집중된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수도권과 구분되는, 즉 수도권 이외의 지역을 지역사회라고 구분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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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는 국가 문화를 이루는 근간이며 각 지역문화에 대한 애착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연구 개발하여 그 지역 주민의 주체적인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제 박물관은 박물관이 위치한 지역사회의 대표적인 문화기관으로 그 역할과 기능을 재정비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박물관은 임시적인 시설이 아니라 항구적인 문화시설이기 때문이다. 지역문화 진흥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사회적 인프라를 이미 그 지역의 박물관들이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문화의 시대에 박물관은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기반 시설로 활용되어야 하는 당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 다음 호(255호)에서는 이와 관련한 사례를 중심으로 지역문화와 박물관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